[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상속과 분쟁
피앤피뉴스
gosiweek@gmail.com | 2025-11-07 11:03:29
“상속과 분쟁”
상속재산의 분쟁에 이른 자손들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듣게 되면 단순히 피상속인과 상속인 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한두 세대를 뛰어넘어 일제 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불행한 역사를 상기시키는 사건도 있다. 의뢰인의 인생사를 주의 깊게 듣게 되면 한편의 대하소설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증은 유언에 의하여 자기의 재산을 무상으로 타인에게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유증은 유언을 통한 유산 처분이다. 유증이 이루어진 후에 그 효력이나 내용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유언 자체를 다투거나(유언 무효), 유증의 효력이나 내용을 다투거나, 유류분 침해를 주장하는 등 다양한 분쟁 사례가 발생한다.
유증의 대상이 부동산이고 특정 상속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에 다른 상속인 중 일부가 유증의 효력을 다투고 싶을 때에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하고 난 후, 주위적으로 유증의 무효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를 청구하면서, 예비적으로 유류분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기도 한다.
유증의 무효를 주장할 경우 피상속인이 유언을 할 당시에 치매, 질병, 약물 등으로 인하여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의사무능력의 상태라는 것을 입증하여야 한다. 통상 피상속인의 진단서 내지 의무진료기록 등이 입증 자료로 제출된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생전처분(증여) 또는 유언에 의한 상속재산 처분의 자유를 제한하여 법정상속인 중 일정한 범위의 근친자에게 법률상 유보된 상속재산의 일정 비율을 의미하는데, 1977년 개정으로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상속이 개시되면 일정한 범위의 상속인이 ‘피상속인 재산의 일정 비율을 확보할 수 있는 추상적·기본적 지위’를 가지게 되는데, 이를 유류분권이라 한다.
상속재산의 분할 방법에는 ① 현물분할(상속재산을 쪼개지 않고 상속분 내지 지분대로 공유하는 방법), ② 정산분할(상속재산 중 특정재산을 상속인 중 1명 또는 여러 명에게 분할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에게는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법), ③ 가액분할(상속재산을 경매에 부쳐 그 경매대금을 상속재산으로 나누어주는 방법)이 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 사건을 진행함에 있어서는 피상속인의 사망 이전 수십 년간의 금융계좌가 모두 밝혀져 망자의 프라이버시가 외부에 노출될 수도 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재산을 차지하기 위한 상속인 간의 다툼이 진행되기도 한다.
재산상속을 둘러싼 상속인 사이의 분쟁을 피하는 방법은 다툼이 없도록 미리 유언 등으로 잘 준비하거나, 상속재산이 없도록 모두 소비하고 사망하는 방법이 언급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우스갯소리로 ‘쓰죽파’(쓰고 죽자 파)라는 용어가 회자되기도 한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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