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가 아닙니다”… 가수 전하연, 씨앗티움공동체에 느린학습자 위한 장학금 기탁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5-05-12 10:49:34

씨앗티움공동체에 손편지와 함께 전달…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

 

 

 

가수 전하연 씨가 어린이날을 맞아 느린학습자 및 고립은둔 청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씨앗티움공동체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후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손편지를 동봉해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전 씨는 손편지에서 “조금 느릴 수도 있고, 때로는 멈춰 설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시간이 여러분을 더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준다”며,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로의 말을 덧붙였다.


진심이 담긴 편지는 일상의 불안정한 기반 위를 걷고 있는 느린학습자 청년들에게 조용한 울림이 되었다.

1988년 설립… 느린학습자 지원의 첫 길을 연 ‘씨앗티움공동체’

씨앗티움공동체는 1988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느린학습자 지원 단체다.
경도지적장애, 경계선지능, 자폐 스펙트럼 등 인지와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청년들을 대상으로 상담·교육·자립·공동체 프로그램 및 대안가정을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사회적 주거 위기에 놓인 자립청년들을 위해 사회주택 ‘우리집’을 개설했다.

단순히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봄·교육·일자리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삶을 자립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집은 내게 가족입니다”

‘우리집’에 거주 중인 권도(가명·19) 씨는 전하연 씨의 기부 소식을 접한 후 이렇게 말했다.
“처음 시설을 나온 뒤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우리집은 내게 가족이 되었고, 전하연 누나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된다.”

권 씨의 말은 이 공간이 단순한 주거지가 아닌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공동체’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자립을 연습하고, 관계를 회복하며, 삶을 다시 설계한다.

“기부를 넘은 연대의 실천”

전 씨와 씨앗티움공동체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두천 니지모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청년 나들이 프로그램에 동행한 것을 계기로, 전 씨는 매년 씨앗티움 청년들과 직접 만남을 이어왔다.
 

 



씨앗티움공동체 곽영균 이사는 “전하연 씨는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라, 청소년·청년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고, 대화하고, 웃으며 신뢰를 쌓아온 실천적 동행자”라고 말했다.
이번 장학금 기부는 수치와 규모가 중심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이 또 다른 삶의 희망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느린 걸음을 지지하는 사회적 안전망”

씨앗티움공동체는 ‘한솥밥 식구’라는 철학 아래, 느린학습자와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한 돌봄·주거·일상 지원을 결합한 커뮤니티 기반 자립 모델을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방송인 김지선 씨 등 여러 후원자들과 함께, 지역 기반의 돌봄 네트워크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전달이 아니라, ‘함께 사는 법’을 연습하는 사회 실험이자 ‘느린 걸음’을 응원하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의 시도다.
전하연 씨의 기부는 단순한 나눔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정서적 연대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 실천이다.

씨앗티움공동체와 전하연 씨, 그리고 그들이 함께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한 사람의 삶에 손 내미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손길 하나가 누군가에겐, ‘다시 살아가도 좋다’는 신호가 된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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