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노동 역사 삭제”...사도광산 전시물 왜곡 논란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4-11-19 10:25:32

‘강제성’ 삭제, 비하 표현까지…역사 왜곡 현장 비판 쏟아져
유네스코 고발 준비… 사도광산 역사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입구>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4개월 만에,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왜곡한 전시물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은 강제노동을 다룬 전시물에서 ‘강제성’ 표현을 제외하고, 조선인을 비하하는 내용까지 포함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을 방문해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전시물에서 조선인의 가혹한 노동이 언급되었지만, 강제성을 나타내는 표현은 전혀 없었다”며, “이는 일본이 유네스코에서 한국과 협의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전시하겠다고 약속했던 내용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단순히 강제성을 삭제한 데 그치지 않았다. 박물관 전시물에는 여전히 조선인을 ‘반도인’이라고 표현하며, “반도인은 본래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낮다”, “반도인 특유의 불결한 악습은 바뀌지 않는다”는 등 명백히 비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전시 판넬에 '반도인(조선인)은 원래 둔하고 기능적 재능이 극히 낮다'고 비하하는 내용 (빨간색 네모)

서 교수는 “반도인이라는 표현은 역사적 맥락에서 조선인을 폄하하기 위해 사용된 용어”라며,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고 조선인을 의도적으로 비하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일본이 약속한 바를 이행하지 않는 행태를 강력히 문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교수는 이번 답사 내용을 토대로 사도광산의 왜곡된 전시와 관련해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고발할 계획이다. 그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장소는 인류 전체의 역사적 유산으로서 진실에 기반한 전시와 기록을 제공해야 한다”며, “일본의 행태는 이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도광산은 일본이 강제노동 문제를 둘러싼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논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장소에서조차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국제사회에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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