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평오 교수의 고시 프리즘] 인내. 희망. 시련을 통한 성장 (Patience. Hope. Growth through trials)
피앤피뉴스
gosiweek@gmail.com | 2025-10-11 10:21:59
인내. 희망. 시련을 통한 성장 (Patience. Hope. Growth through trials)
이제 추석도 지나고 날씨도 조금 서늘해지면서 올해도 벌써 마지막을 향해서 치닫고 있는 것 같다. 약 80일 정도만 있으면 새로운 붉은 말(赤馬)의 해인 병오년(丙午年)이 온다. 9월부터는 곡식의 추수 계절인데, 각종 시험에서도 9~12월 사이에 발표가 몰려 있다. 공인회계사 2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9월 3일에 있었고, 10월 15일에 관세사 2차 시험 합격자 발표, 10월 22일에 감정평가사 2차 시험 합격자 발표, 10월 29일에 변리사 2차 시험 합격자 발표, 11월 12일에 세무사 2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고, 로스쿨 입학시험도 7월에 LEET 시험을 거쳐 10월에 로스쿨별로 원서 접수를 하고 12월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다만 변호사 시험은 1월 초에 시험을 거쳐 4월 초에 합격자 발표를 한다.
필자가 이렇게 나열한 것은 각 시험마다 경쟁이 치열하고 따라서 합격자보다는 당연히 낙방자가 더 많고 합격자는 별문제가 없지만 낙방자는 큰 시련과 괴로움에 처한다. 물론 낙방의 원인이 나름대로 있겠지만 그래도 다시 힘을 내서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대다수 수험생 인지라 강의하는 필자로서는 이왕 다시 시험공부하는 거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강인한 인내로서 밀어붙이는 마음이 필요하게 된다. 그리하여 낙방자들이 이러한 시련을 기회로 삼아 자기를 더 다듬어 다음에는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칼럼을 적어본다.
그리고 또한 굳이 시험이 아니더라도 병에 걸려 시련이 왔을 때, 또는 사업 등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실패하여 고통이 왔을 때도 낫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본 칼럼은 여전히 유효함을 아울러 밝혀둔다. 필자도 저번 칼럼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나서 재활이 힘들고 더뎌 패배자처럼 행동한 기억이 있어 역시 저번 칼럼처럼 필자에게도 필요한 내용임은 물론이다.
사족이지만 글을 쓰면서 율곡 이이(李珥)가 갑자기 생각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율곡 이이는 조선시대 과거 시험인 생원시, 진사시, 그리고 대과(식년시)의 초시와 복시, 전시에 이르기까지 모두 장원급제하며 조선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는데 그래서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조선 정조대에는 12명 뽑는 과거 시험에 21만 5천 명이 응시하여 경쟁률이 1만 8천 대 1이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이하 낙방한 수험생, 병이 찾아온 자, 사업이나 하고자 하는 일에 실패한 자, 승진(경쟁)에서 밀린 자, 삶의 궤도에서 잠시 이탈하여 쓰디쓴 실패의 잔을 들이킨 인생의 실패자 등등 살면서 시련이 찾아오는 사람을 통칭하여 수험생(혹은 실패자, 당신, 여러분)으로 표기한다.
지금, 이 순간, 무거운 짐을 지고 홀로 고독한 길을 걷고 있는 수험생은 자신의 어깨 위에 놓인 괴로움과 고통의 무게는 쉽게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눈앞의 고통이 너무 커서 내일이라는 단어조차 허황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기억할 것은, 당신이 마주한 모든 시련은 당신을 주저앉히기 위해 생긴 것이 아니라, 단련시키기 위해 온 것이다(Whatever the trouble may be, which doesn’t bring you down but makes you train). 이 시련의 터널을 통과할 힘은 외부가 아닌, 바로 당신 안에 잠재되어 있고, 누구나 강인함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의지가 부족한 순간을 맞이한다(People do not lack strength, they lack will - Victor Hugo).
시련이 올 때 의지적으로 인내하고 참고 견디는 일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고통의 시간이야말로 당신을 가장 가치 있게 만드는 과정이다. 시련 없이 결코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 없이 명검은 결코 날이 서지 않는다(Without trials, never comes an achievement and without hammering an excellent sword can never get its sharpness). 최고의 명검은 뜨거운 불과 수많은 망치질을 견뎌야만 비로소 예리한 날을 갖게 된다. 지금 당신의 눈물과 땀으로 보내고 있는 시간, 수험서와 씨름하며 잠을 줄이는 하루, 혹은 실패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독하게 계획을 세우는 모든 밤들이 바로 당신의 내일을 단련시키는 망치질이라 생각하고 이러한 시련을 회피하면 안 된다. 만약 이 단련의 고통을 피하려 한다면, 그저 평범한 쇠붙이에 머무를 뿐이다. 지금 여러분이 겪는 시련은 바로 여러분을 평범한 쇠붙이가 아닌, 가장 예리하고 단단한 명검으로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담금질이다.
평범한 탄소가 지하 깊은 곳에서 엄청난 압력과 열을 받으며 수백만 년 ~ 수억 년의 시간을 견뎌내는 과정을 거쳐야만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운 보석 다이아몬드가 된다. 당신이 지금 느끼는 고통, 압박감, 스트레스 등은 당신을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힘든 그 모든 것은 반드시 지나간다는 명언처럼, 고통스러운 현재는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지나가는 동안은 그러한 괴로움을 오롯이 겪어내야 한다(All that’s tough must pass away. Yet, while passing, we have to undergo everything alone). 시련을 견디는 것은 단순히 버티는 행위를 넘어서서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능동적인 행위이다.
수많은 문을 열어보았지만 계속 실패의 자물쇠에 가로막힐 때, 우리는 마지막 열쇠를 던져버리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열쇠 꾸러미에서 실제로 문을 여는 것은 가장 마지막 열쇠일 경우가 종종 있다(있기 때문이다)(No matter how toilsome (it is), don't give up, (because) the key to actually open the door is often the last one among the bundle of keys)라는 명언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주어지는 희망의 비밀을 알려준다.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한 번에 성공한 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실패를 수없이 반복한 사람들이다. 월트 디즈니(Walter Disney)의 말 말처럼,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종종 포기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The difference in winning and losing is most often...not quitting).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당신이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성공으로 가는 경로상 하나의 정류장에 불과하다.
이러한 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꿈꾸는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꿈은 단순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현재를 견디게 해주는 강력한 에너지원이다. 당신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선명하게 상상해 보라. 그 꿈이 당신의 의지를 단단하게 붙잡아 줄 것이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우상의 황혼(Götzen-Dämmerung / Twilight of the Idols)에서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Was mich nicht umbringt, macht mich stärker’)고 말하였다. 즉 극복한 고난이나 시련이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든다(더 성장시킨다)는 말이다. 원래 니체는 고통과 고난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는 초인(Übermensch)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말을 했다. 그런데 니체의 말은 현대에서(2011년) 미국의 유명한 가수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이 영어 버전을 제목으로 한 ‘Stronger’ (‘What Doesn't Kill You’)라는 노래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니체의 명언은 고난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대중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
수험생에게 내일은 합격이라는 빛나는 목표일 것이고, 실패자에게는 내일은 재기라는 명예로운 도전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두려움이 엄습할 수 있다. 수험생이 또 한 번의 불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의 절망 등, 이 모든 두려움이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을 수Burks다.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일 수 있지만, 두려움만큼 인간의 사고력과 행동력을 효과적으로 빼앗아 가는 열정은 없다(No passion so effectually robs the mind of all its powers of acting and reasoning as fear - Edmund Burke). 다만 에드먼드 버크는 두려움에 대해서 경고했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행동 및 추론 능력을 되찾는 핵심적인 방법은 모호함을 걷어내고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그리하여 두려움에 사로잡혀 무턱대고 모든 것을 뒤집어엎으려는 급진적 행동은 이성의 마비 상태에서 나오기 쉽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문제 있는 부분에만 한정하여 신중하게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결국, 버크의 관점에서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것은 감정을 완전히 없앤다는 뜻이 아니라, 두려움의 본질을 명확히 알고 이성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혹은 마인드 콘트롤 등을 사용한 이성 단련을 통하여) 그것을 건설적인 행동을 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어려운 고통의 시기에는 두려움이 우리의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을 효과적으로 빼앗아 가기 때문에 더욱더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고 의지를 다잡아야 한다.
다시 신발 끈을 묶고, 오늘 겪은 시련을 내일의 계획에 반영하라. 오늘 넘어졌다면, 왜 넘어졌는지 확인하고, 내일은 조금 더 단단한 걸음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으면 된다. 당신이 포기하지 않는 한, 마지막 열쇠는 반드시 당신의 손에 쥐어질 것이다. 시련이 현재를 지배할 수는 있어도, 미래까지 지배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적은 외부의 실패가 아니라, 절망에 익숙해져 내일을 꿈꾸는 것을 멈추는 것이다. 명검을 벼리는 장인처럼, 여러분은 망치 소리가 멈춘 후 날카롭게 빛날 자신의 미래 모습을 끊임없이 상상하고 설계해야 하며, 실패를 경험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여러분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현실적인 내일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인생은 장거리 마라톤과 같다. 순간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완주하는 끈기와 인내이다. 당신의 의지가 강인함의 부족을 채울 것이며, 당신의 희망이 오늘의 고통을 내일의 성취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지금 이 고난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어둠 속에 갇힌 듯해도 포기하면 안 된다. 여러분이 꿈꾸는 내일은 반드시 오며, 그날 여러분은 자신이 얼마나 단단하고 예리한 명검이 되었는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Go the extra mile!!
시련 속에서도 빛나는 희망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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