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은 복지 대상 아닌 권리 주체”…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9회 지방선거 후보들에 정책 제안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5-29 09:43:42

광역단체장·교육감 후보에 아동권리 정책 전달
‘아동친화도시’ 확대·놀이권 보장 등 3대 과제 제시
아동 마음건강 OECD 36개국 중 34위…자살률 13년 연속 증가세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전달한 ‘모든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제안서’ (사진제공=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광역자치단체장과 시도교육감 후보들에게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돌봄과 복지 중심 접근을 넘어 아동을 독립적인 권리 주체로 인정하는 지방행정과 교육정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29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든 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와 시도교육감 후보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됐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를 대상으로는 ‘유니세프아동친화도시’ 조성과 추진을 위한 정책 제안이, 시도교육감 후보를 대상으로는 ‘아동 마음건강 정책 제안’이 각각 전달됐다.

정책 제안서는 8개 정당 후보와 무소속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를 대상으로 전달됐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교육감 후보의 경우 전체 58명 가운데 30명에게 제안서가 전달됐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아동을 보호와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권리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는 세 가지 핵심 과제가 제시됐다. 첫째는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통한 아동친화 거버넌스 제도화다. 둘째는 아동의 쉼과 놀이권에 대한 제도적 보장이다. 셋째는 아동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참여 체계를 구축해 아동을 권리 주체로 존중하는 행정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교육감 후보들에게는 아동 정신건강 문제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예방-조기발견-개입-회복이 연계된 전 주기적 지원체계 구축 ▲사회정서교육 의무화 및 교원 역할 재정립 ▲학교·교육청·지방자치단체·의료기관 간 상설 협의체 운영과 ‘통합 사례 이력 공유 플랫폼’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이번 정책 제안 배경에는 국내 아동의 삶의 질과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현재 한국 아동의 마음건강 수준이 OECD 36개국 가운데 34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1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학생들의 상당수가 기존 선별 체계에서는 위험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학생의 73%가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정상군’으로 분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현재의 선별 중심 지원체계만으로는 학생 정신건강 문제를 충분히 발견하고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아동 정책이 여전히 돌봄·양육 부담 완화나 출산 장려, 취약계층 중심 복지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 선거가 아동을 복지 수혜자가 아닌 당당한 권리 주체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정부와 교육청 모두 미래세대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아동친화 거버넌스와 마음건강 지원체계 구축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이번 정책 제안에 그치지 않고 선거 이후 당선인들에게도 제안서를 다시 전달해 지역사회와 교육 현장에서 아동권리 정책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옹호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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