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건강검진 문턱 낮춘다…서울시 어린이병원, 맞춤형 검진 시작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11-02 07:48:34

11월 2일부터 장애인 건강검진 운영…전용 장비 9종 도입
장애인 검진 수검률 63.4%…비장애인보다 12.2%p 낮아
수어통역·이동 보조 등 사전 지원…특화 서비스 추가 부담 없어
▲출처: 서울시

 








장애인들이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체중을 측정하거나 누운 자세로 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 서비스가 서울시 어린이병원에서 시작된다. 이동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수검자에게는 전담 인력이 동행하고 수어통역 등 장애 유형별 맞춤 지원도 제공한다.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2일부터 장애인 건강검진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전용 검진 장비와 편의시설을 갖추고 검사 전 준비부터 결과 확인까지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건강검진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의 장애인 건강보건통계에 따르면 2024년 장애인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3.4%로 비장애인 75.6%보다 12.2%포인트 낮았다.

반면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서 19세 이상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84.8%에 달했다.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정기검진의 필요성은 높지만 실제 의료서비스 이용에는 제약이 있었다.

장애인 건강검진기관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은 111곳이며, 이 가운데 서울 소재 기관은 17곳이다.

장애인 검진에는 전용 장비와 편의시설뿐 아니라 이동 보조와 의사소통을 지원할 인력이 필요하다. 일반 검진보다 검사 시간이 길어 의료기관의 운영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지난해부터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지정 기준에 맞춰 시설과 장비를 정비했다. 지난 9월에는 주차장과 화장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승강기를 교체했다.

검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동과 자세 유지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장애 특화 장비 9종도 도입했다.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 체중을 측정하는 휠체어 체중계와 누운 자세로 키를 잴 수 있는 장애특화 신장계가 대표적이다.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위한 특수휠체어와 검진대로 이동할 때 사용하는 전동리프트,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이동형 침대도 갖췄다. 이 밖에 영상확대 비디오, 대화용 장치, 점자프린터, 성인기저귀 교환대 등을 설치해 장애 유형에 따른 검진 불편을 줄였다.

검진 예약 단계부터 개인별 지원도 이뤄진다. 수검자가 사전 체크리스트에 휠체어 이용 여부와 이동 보조, 의사소통 지원 등 필요한 사항을 작성하면 병원은 검진 당일에 맞춰 관련 서비스를 준비한다.

접수 시에는 청각·시각·발달장애 등 장애 유형별 안내자료를 제공하고, 요청하면 지원인력이 검사실 이동부터 검진 종료까지 동행한다.

청각장애인에게는 서초구 수어통역센터와 연계한 수어통역을 지원한다. 시각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영상 확대 장비와 대화용 장치도 제공하며, 검진 결과를 점자로 받아볼 수도 있다.

검진 대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건강검진 대상자로 안내받은 장애인이다. 검진 항목은 일반건강검진과 구강건강검진으로, 방문 시 장애인등록증인 복지카드를 지참해야 한다.

검진은 사전 예약과 체크리스트 작성, 접수·문진표 작성, 건강검진, 결과 확인 순으로 진행된다. 장애 정도가 심한 수검자에게 제공되는 특화 서비스 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안전편의관리비로 지원돼 수검자와 보호자가 별도로 부담하지 않는다.

검진 이후 건강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보건소 건강관리 서비스 등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사후관리도 지원한다.

이번 서비스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장애인이 겪는 물리적·의사소통 장벽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검사 장비 이용부터 결과 확인까지 지원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민 서울시 어린이병원장은 "건강검진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며 "공공병원으로서 장애인이 가까운 곳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검진받을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