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퇴사’ 이어 ‘조용한 휴가’까지…직장인들, 새로운 업무 생존법 찾는다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4-11-19 07:32:04
직장인의 새로운 생존술? ‘조용한 휴가’ 확산…절반 이상이 경험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조용한 퇴사’에 이어 또 하나의 ‘조용한’ 트렌드가 직장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조용한 휴가’다. 정상 근무일에 최소한의 업무만 하고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며 소극적으로 근무하는 태도를 뜻하는 이 개념이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크루트(대표 서미영)는 직장인 851명을 대상으로 조용한 휴가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56.3%의 직장인이 조용한 휴가를 활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조용한 휴가 활용은 특히 재택근무 환경에서 두드러졌다.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중 10명 중 7명(70.0%)이 조용한 휴가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직장인들도 절반 이상인 52.9%가 조용한 휴가를 활용했다고 응답해, 근무 형태와 무관하게 조용한 휴가가 직장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조용한 휴가를 경험한 직장인들은 주로 “휴식 활동”에 이를 활용했다고 답했다.
유튜브 시청, 낮잠 등 휴식이 45.9%로 가장 많았으며, 은행·병원 등 개인 볼일 처리가 35.1%로 뒤를 이었다. 그 외에도 독서·운동 등 취미생활(32.4%), 국내외 여행(22.3%) 등이 포함됐다.
조용한 휴가를 활용하는 이유로는 ▲여유로운 업무 환경(71.8%)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유급 휴가 부족(18.8%)과 ▲휴가를 많이 쓰는 직원으로 보일까 걱정(15.2%)도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조용한 휴가를 활용하기 위해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행동은 ▲업무 프로그램 접속 상태 유지하기(56.6%)였다. 이외에도 ▲메신저 알림 신경 쓰기(51.6%), ▲메신저 및 이메일 발송 예약 설정(16.7%) 등이 뒤를 이었다.
조용한 휴가를 활용하지 않은 직장인들 중 47%는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직장인은 33.1%, 나머지 19.9%는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기업 규모에 따라 조용한 휴가에 대한 인식은 차이를 보였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직원들에 비해 조용한 휴가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용한 휴가가 회사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9%가 “회사 생산성 하락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는 조용한 휴가가 단순히 개인적 선택의 문제를 넘어 조직 전체의 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는 10월 31일부터 11월 7일까지, 95% 신뢰 수준에서 ±3.31%P의 표본오차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의 보편화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직장 문화가 조용한 휴가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조직과 개인이 균형을 찾기 위한 새로운 업무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조용한 휴가’는 업무와 개인 생활의 경계를 재정의하며, 직장 내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대응 없이는 생산성 하락 등 부작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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