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주현 변호사(형사전문변호사, 법학박사)
[천주현 변호사의 사건이슈] 적용법조 미스(miss)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과 제2항은 모두 비방의 목적을 요구하고, 사실의 적시만 벌하고 있다. 비방의 목적 없는 사실 적시나, 추상적 경멸의 표현은 적어도 정보통신망법위반죄로는 벌할 수 없다. 추상적 경멸의 표현이란 모욕을 말한다.
검사가 형법상 모욕죄로 기소할 것을 잘못하여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공소제기 했다가 무죄가 나온 사례가 있다.
피고인은 인터넷 채팅에서 생면부지의 상대에게 '뻐꺼', '대머리'라는 표현을 썼다. 리니지 게임을 하며 채팅창을 통해 이 같은 모욕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피해자는 대머리가 아니었다.
1심은 무죄를 선고, 2심은 유죄를,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다. 2심은 '대머리가 아님에도 대머리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표현을 하게 된 상황, 전후 맥락에 비춰 표현 자체로 구체적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이해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 피고인과 피해자는 직접 대면하거나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상대의 모습을 본 적 없이 단지 게임상대방으로서 닉네임으로만 접촉하였을 뿐이어서, 피고인이 한 표현은 경멸적 감정을 표현해 모욕을 주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명예훼손죄가 요구하는 구체적 사실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만약 검찰이 처음부터 형법상 모욕죄로 기소했다면 처벌이 가능했던 사안이다.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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