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보다 1년에 87일 더 일해
집배원들의 사망사고가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집배원 노동시간이 연간 2,745시간에 장시간‧중노동에 따른 만성적 질환과 사고 위험, 직무스트레스 등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정사업본부 노‧사와 민간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 기획추진단(단장 노광표, 이하 기획추진단)」은 10월 22일 광화문우체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집배원들의 노동시간, 건강상태, 직무스트레스 등 노동조건 실태를 발표하고, 7대 정책 분야 38개 핵심 추진과제를 권고했다.
기획추진단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이었으며 이는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 보다 693시간, OECD 회원국 평균보다 982시간 길다.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한다면, 집배원은 각각 87일, 123일 더 일을 한다는 것이다.
우체국 단위로 볼 때 연간 노동시간이 3,000시간이 넘는 곳은 13곳으로 조사대상 집배원(우정‧별정직, 상시계약 등 총 16,484명)의 8.4%를 차지했다. 더욱이 배달물량이 집중되는 설‧추석 노동시간은 주당 68.0~69.8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총 166명의 집배원이 사망하였다. 건강역학조사와 직무스트레스 조사, 사망자료 분석 결과 집배원들의 심혈관계질환, 호흡기 질환, 소화기 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더욱이 집배원들의 직무스트레스 수준은 소방공무원, 임상간호사, 공군조종사, 원전종사자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량이 많음을 의미하는 직무요구도와 작업환경의 열악함을 나타내는 물리환경 영역의 점수가 비교집단 중 가장 높았다.
기획추진단은 이 같은 노동조건 실태를 바탕으로 지난 1년여 논의를 거쳐 7대 정책권고안을 채택, 발표했다.
권고안 내용은 △과중노동 탈피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인력 증원 △토요근무폐지를 위한 사회적 협약 노력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집배원 업무완화를 위한 제도 개편 △우편 공공성 유지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재정 확보 등이다.
한편, 7대 정책권고안 발표와 함께 기획추진단은 이행점검단을 구성하여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집배원들의 노동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7대 정책권고안 이행실적을 면밀히 평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