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다애(서울대 통계학과 재학)
익숙함에 길들여져 새로운 것을 거부하다보면 ‘변화’라는 단어와 마주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주저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다보면 한 단계 더 발전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5급 공채 재경직 수석 하다애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슴 속에 품었다. 그리고 대학 진학 후 5급 공채에 대해 알게 되었고, 공직자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으로 국민의 삶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학창시절부터 이공계 관련 공부만 해온 하다애 씨는 통계학 정도를 제외하고는 완전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글쓰기를 해본 적이 거의 없는 하다애 씨에게 2차 논술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다애 씨는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는 점과 글쓰기에 대한 부담으로 오랜 기간 5급 공채 준비를 망설였다”며 “그러나 공직자로서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고, 지금까지 배워보지 못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5급 공채 재경직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하 씨의 의지는 수험생활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하 씨는 “작년에 항상 함께 했던 스터디원들이 많이 합격하면서 조바심이 들기도 했고, 혼자 남겨질 수 있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운을 뗀 후 “이를 극복하고자 스트레스를 받을 시간조차 없이 공부하였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5급 공채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하 씨는 “고시라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공부하고 답안에 완벽하게 현출할 수 있도록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꾸준히 공부하며 그 기간을 견뎌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다음은 본지가 하다애 씨와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며, 인터뷰 내용에는 1차 PSAT과 2차 시험 그리고 3차 면접시험 준비 방법 등이 간략히 소개돼 있다.
이선용 기자 gosiweek@gmail.com
Q :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고, 대광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Q : 시험을 준비하게 된 동기와 많은 직렬 중 재경직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고등학교 시절부터 막연하게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대학 생활을 거치면서 5급 공채에 대하여 알게 되었으나 학창시절부터 이공계 관련 공부만을 중심으로 해 왔던 탓에 선택과목인 통계학을 제외하고는 정말 기초부터 처음 배워야 했고, 글쓰기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진입을 고민하였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공직자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으로 국민들의 삶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배워보지 못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와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며, 또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시험을 준비하면서 작년까지는 항상 함께하는 생활스터디원이 있었기에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남자친구를 비롯한 주변 스터디원들이 많이 합격하고 나니 정말 혼자 남겨질 것 같다는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공부 중에도 힘들어서 쉬고 싶은데도 쉰다면 혼자 남겨질 수 있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스트레스를 받을 시간 조차 없이 공부하였던 것 같고, 그에 따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 PSAT은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사실 PSAT은 처음에 진입하면서 풀어 보았을 때 바로 합격선을 넘는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따로 강의를 듣지는 않고, 논리와 자료해석만 기본서를 한 권씩 풀어 유형을 익히고 그 후에는 기출만 풀면서 감을 잃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PSAT 한 달쯤 전부터 기출 문제를 하루에 2과목씩(ex.언자/상언/자상) 시간 재서 풀었고 입법고시 1차 시험 보는 주에는 입법고시 기출을 5개년 월~금 한 세트씩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추어 풀었습니다. PSAT 기출은 입법고시 기출에 비해 조금 더 익숙하여 새로운 문제를 보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따라서 행정고시 1차 시험 보는 주에는 가장 최근의 기출 3개년(15,16,17)과 모의고사 2회분 정도를 월~금에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추어 풀었습니다.
Q : 2차 시험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2차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전략은 못 하는 과목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작년의 주변 합격자 또는 불합격자의 점수를 보았을 때 합격자의 경우에는 망치는 과목이 없거나, 있더라도 그 이상으로 잘 본 과목이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모든 과목을 빼먹는 논점이 없도록 하였고, 답안작성이나 문제풀이보다는 암기에 치중했습니다. 암기가 되어 있는 논점이라면 어떻게든 각 문제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여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행정법은 각 논점별로 답안에 적을 수 있는 최대한의 분량으로 서브노트를 작성하여 계속하여 반복 암기 하였고, 행정학은 예비순환, 1순환의 필기노트를 서브화하여 개념을 암기하고 3순환 때 강사께서 나누어주시는 논문자료를 요약하여 암기하였습니다. 경제학의 경우에는 개념, 원리, 함의, 그래프를 위주로 암기하였고 재정학은 경제학과 유사하지만, 함의나 실증연구, 가정이 더욱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되어 이들을 중심으로 외웠습니다.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으면서도 어느 한 논점도 빼먹지 않기 위해 모든 과목에서 최소 두 강사님 이상의 자료, 교재 등을 참고하여 단권화하고 그것을 반복 숙지하였습니다. 3순환 기간 동안에는 매일 당해 과목의 100점 답안을 작성하면서 그 과목 이외에 두 과목의 암기를 병행하였고, 마지막 3주는 모든 과목의 단권화 자료를 암기하며 답안은 4순환만 작성하였습니다.
답안 작성은 항상 스터디에서 하였습니다. 시간 관리가 중요하고 다른 스터디원들의 답안을 보면서 배우는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경제학은 개념, 원리, 그래프를 깔끔하게 작성하고자 하였고 재정학은 최대한 함의를 많이 적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행정법은 목차와 포섭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목차 위주로 암기하면서 답안 작성 시에는 포섭을 구체적으로 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K교수님 답안지 특강을 통하여 교수님들의 시각을 배웠고 이를 반영하여 답안을 작성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행정학의 경우에는 제 답안을 본 사람들이 선뜻 조언을 해주기 어려워 할 정도로 글을 못 써서 글의 흐름보다는 문제에서 묻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키워드를 많이 활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통계학은 답안 작성 연습을 딱히 하지는 않았지만 실전에서는 풀이과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자 하였습니다.
Q : 취약했던 과목은 무엇이며, 어떻게 보완하였나요?
저는 살면서 글을 써 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행정학은 가장 두려우면서도 아직도 자신 없는 과목입니다. 키워드를 암기하더라도 글이 잘 써지지 않았고, 정확히 알지 못하는 내용을 저의 글로 풀어쓰려니 자신감이 없어서 매번 답안 작성을 포기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자 하였고, 재미있는 행정학이나 여러 최고답안들, 모범답안들을 반복하여 읽으면서 어떻게 글을 쓰는 것이 매끄러운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17년 행정학 고득점한 생활스터디원 언니와 남자친구가 어떻게 문단을 구성해야 하는지, 행정학 고득점의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 주었고 이를 반영하여 답안 연습을 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종합하자면 어떠한 주장을 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례나 이론을 풍부하게 쓰고, 최대한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별한 방법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와 같이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문제에 적절한 사례나 이론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기 위해서는 행정학의 모든 내용이 정확하게 암기되어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비, 1순환 필기노트와 재미있는 행정학을 토대로 서브노트를 작성하였고 이를 반복하여 암기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 기출을 살펴보면 행정학은 최근 중요한 논문을 알고 있다면 문제에서 요구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알고, 더욱 풍부하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논문도 정리하여 암기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논문 자료는 매우 많고, 3순환 기간에 모두 외우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17년 3순환 자료를 18년 3순환 듣기 전까지 최대한 반복하여 숙지하였고, 18년 3순환 기간에는 새로운 자료를 위주로 암기하였습니다.
Q :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면접은 학교에서 스터디를 조직하여 대비하였습니다. GD, PT, 인성을 돌아가면서 진행하였고 서로 면접관 역할과 면접자 역할을 하며 연습하였습니다.
저도 면접을 정말 잘 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우나,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지, 그리고 밝은 표정과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 5급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엄격할수록 고득점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시가 불확실성이 매우 높지만, 계속해서 공부하고 답안에 완벽하게 현출할 수 있도록 반복하는 과정이 결국 그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회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괴로웠고, 그만 두고 싶었던 적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놓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며 그 기간을 견뎌낸다면, 좋은 결과를 얻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수험생 분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Q : 앞으로의 계획.
저는 아직 학점이 남아서 학교 수업에 충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험 기간 동안 가지 못하였던 여행을 틈틈이 가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수험기간 동안 감사하게 생각했던 분들을 찾아뵐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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