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법·부동산등기법 난도↑
1차 합격자 8월 1일 발표
2018년 제24회 법무사 1차 시험이 지난 23일 전국 5개 지역 8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 결과, 응시생들은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고 하소연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속독시험을 방불케 하는 긴 지문과 박스형 문제로 인하여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다. 특히 민법과 부동산등기법은 빽빽하게 편집됐음에도 불구하고 10페이지(부동산등기법은 6.5페이지)가 넘었고, 난도 또한 높았다는 평가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고 시험장에서 만난 응시생 K씨는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와 비슷했던 것 같은데...”라며 말문을 연 후 “민법과 부동산등기법의 지문이 너무 길어 시간 안에 문제를 풀기가 상당히 버거웠다”고 시험 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응시생 L씨 역시 “지문이 너무 길어서 시간에 쫓긴 기억 밖에 없다”며 시간안배의 어려움을 토했다.
수험가에서 민법을 강의하는 박효근 법무사는 “올해 민법은 작년과 달리 쪽마다 여백이 거의 없어 응시생들이 문제를 풀 때 심리적인 부담도 느꼈을 것”이라며 “더욱이 올해는 전체 판례 지문이 182지문으로 그 어느 때보다 압도적으로 출제되었고, 최신판례 지문도 54개나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판례의 사실관계를 지문으로 출제한 종합형 지문이 일부 출제되었고, 또한 판례의 판결요지 자체를 길게 출제하면서도 키워드 중심으로만 판례를 공부한 수험생들을 걸러내기 위하여 지문 구성에 신경을 쓴 문제들이 꽤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법과 더불어 올해 1차 시험에서 난도가 높았다고 손꼽히는 부동산등기법 역시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상승한 시험으로 평가됐다. 이민주 법무사(부동산등기법)는 “올해 부동산등기법의 경우 ‘참 어렵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작년에 비하여 지문 길이가 길었고, 선례의 출현이 많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오영관 강사(부동산등기법) 역시 “올해는 선례를 다수 출제하다보니까 지문이 길다는 특징이 있었고 기본서에 수록하지 아니한 예규 및 선규를 응용하여 출제하였다”며 “따라서 문제 푸는 시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4개 이내의 고득점자가 작년에 비하여 현저히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무난한 수준으로 출제됐지만 배열식 문제가 50%를 차지하여 응시생들의 체감난이도를 높였다. 또 민사집행법의 경우 조문 문제와 부동산경매분야의 출제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이 수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밖에 헌법과 상법, 공탁법 등의 난이도에 대해서는 응시생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지만, 응시생들은 “그마나 풀만했던 과목”이라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올해 법무사 1차 시험 최종정답은 7월 12일 확정될 예정이며, 합격자는 8월 1일 발표된다. 한편, 최근 법무사 1차 시험의 경우 지나치게 긴 지문과 지엽적인 문제 출제로 인하여 합격선이 매우 낮다. 지난 2011년 73점을 기록했던 합격선은 2012년 71.5점, 2013년 69.50점, 2014년 67점, 2015년 60.5점으로 하락하다 2016년 64.5점으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해 또 다시 61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각 과목별 편차는 있지만 절반이 넘는 인원이 과락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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