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혁신처가 공무원 채용 ‘혁신’이란 목표를 내걸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열린 제1회 「미래행정포럼」에는 미래 한국의 발전을 이끌어갈 경쟁력 있는 공무원 채용 방향을 고민하기 위해 학계(한국행정학회, 한국인사행정학회, 한국조직학회, 한국지방자치학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댔다.
이번 포럼에서 발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공무원 채용이 공정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여 개선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공무원 채용시험제도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황성원 군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공무원 채용제도는 직급별 역할 및 요구역량, 그리고 직무수행 요건 및 요구역량의 부재로 인해 직무역량에 기초한 명확한 선발체계가 없는 직급 중심의 선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헌법과 행정학의 경우 공무원으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라고 판단되는 만큼 기본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황 교수는 “헌법·행정학이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에 대한 진단을 통하여 출제 경향을 전환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학의 모든 부분을 묻는 질문보다는 행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인사, 조직, 재무, 정책과 행정윤리를 연결시켜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한 “헌법 역시 기존의 지식위주의 접근보다는 국민의 기본권 등 공무원의 인권의식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출제방향성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황 교수는 공무원 선발에 있어 기본적인 지식과 역량을 배양하는 행정학고 헌법의 반영이 중요하며 시험과정의 단순화보다는 보다 다양한 시험절차와 절차적 공정성을 기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유상엽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채용시험이 지식검증에서 문제해결능력 검증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유 교수는 “공무원 채용제도의 경우 전문지식 위주의 지식검증에서 사례위주의 문제해결능력 검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유 교수는 현재 공채 중심의 채용방식에서 공채와 경채를 혼합해 각 부처별 필요인원을 상시 채용하는 방향으로의 전환, 수습기간 내실화를 통한 직무능력 및 인적성평가, 공무원 채용방식 변화를 통한 대학교육 정상화 등을 제안하였다.
이에 대해 김진수 인사혁신처 인재개발국장은 “앞으로 공무원 공채시험 과목은 해당 계급과 직류에 적합한 기본소양과 직무역량 평가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며 “올해에는 먼저 9급 공채시험 과목부터 개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9급 공채 세무직을 예로 들어보면 지난해 필기 합격자 75.6%가 공통필수과목 이외에 세무업무와 관련된 세법개론 또는 회계학은 단 한 과목도 선택하지 않았다”며 “이번 9급 공채 시험과목의 개편은 우선적으로 시급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 업무에 필요한 직무관련 전문과목을 1개 이상 반드시 선택하도록 의무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7·9급 직무과목을 중심으로 시험문제를 사례위주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개선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 대해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미래 글로벌 시대 국가발전을 견인할 유능한 정부로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이며, 그 첫걸음이 채용의 혁신”이라며 “미래행정포럼에서 미래 성장가능성과 투철한 사명감을 지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공무원 채용 방향이 활발히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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