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창립대회를 거쳐서 2024년 11월 과기정통부 사단법인으로 인증된 바 있는 한국노벨과학포럼(이사장 백성기, 포스텍 제5대 총장)이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20일 발표했다. 이들은 “암기식·기억력 중심의 수능시험이 한국 청소년의 심성, 사회성, 창의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2035년부터 수능을 폐지하는 입법을 지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은 반사회적 제도…미래형 인재 양성에 역행”
성명서에 따르면, 한국노벨과학포럼은 수능시험이 학생들에게 ‘정답 고르기’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독서 동기를 저해하고, 정신과 육체의 정상적인 발달을 가로막는 반사회적 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창의력, 문제해결력, 융합적 사고력 등 21세기 핵심역량의 성장이 근본적으로 억제되고 있다”며, “교육제도의 근본적 혁신 없이는 AI 인재 양성도, 미래형 인재 육성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 박원수 사무총장은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심성이 맑고, 또래관계가 좋으며, 독서를 많이 한 아이’를 인재로 정의하고 대학과 기업에서 이 기준으로 사람을 선발한다”며, 한국의 입시제도와 비교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명문 이공계 대학인 포스텍도 이미 입학생 선발에서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10년 유예, 2035년부터 폐지…학부모 혼선 최소화”
이번 성명서의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수능시험 폐지를 단기적으로 추진할 경우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이 클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10년 후인 2035년부터 폐지하는 입법을 지금 준비하자는 제안이다. 포럼은 “중장기적 제도 개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중심의 평가제로의 전환을 가까운 시일 내에 입법하겠다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능 70% 성취도 고졸 인증, 대학은 자율 선발” 대안 제시
수능 폐지 이후 대안에 관하여서도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수능시험은 성취도 70%를 기준으로 고졸 인증시험으로 돌리고, 대학 입시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수능은 고등학교 졸업 인증의 최소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입학생 선발은 대학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많은 연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도 매우 높고 우울감과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극단적으로 높은 사회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박원수 사무총장은 사회가 꼭 필요한 ‘인재상’에 관한 철학적 합의없이 산업화시대의 단기적인 필요에 따라 거칠게 만들어진 객관식 ‘정답 고르기’ 시험제도 탓이라고 하였다. 공부 자체는 본질적으로 즐겁고 신나는 일인데, 객관식 시험 제도가 청소년들의 학습 흥미를 낮추고 정답 고르기 경쟁에 과도하게 내몰리면서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하였다. 이런 방식의 교육평가제도는 ‘1970년대 이후 선진국에서 이미 폐기한 제도’라고 전한다. 우리나라가 수능시험을 폐지하고 선진국 방식으로 심성, 사회성, 지적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국가의 존망을 가르는 중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책의 방향, 창의력·사회성·심성 회복에 맞춰야”
한국노벨과학포럼은 이번 대선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이 단기적 인재 양성이나 예산 증액에만 머무르지 말고, 입시제도의 근본적 혁신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촉구했다. 포럼은 “지식산업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있다”며, “교육제도 혁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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