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출처: 법무부 |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12월 30일 오전 7시 30분 당정협의회를 열고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며, 불공정거래와 개인정보 유출 같은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는 과징금 등 금전적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경미한 행정 위반과 생활밀착형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형벌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경제형벌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이번 방안은 지난 9월 30일 발표한 1차 방안에서 110개 경제형벌을 정비한 데 이은 후속 대책으로, 과도한 형벌 규정이 민간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민 생활에 부담을 준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형벌 우선 관행에도 불구하고 불공정 거래 등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형벌보다는 경제적 제재를 통한 실효적 억제에 정책의 무게를 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의 속도감 있는 추진과 함께 형벌보다 경제적 제재를 통한 위법 억제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정은 책임성, 시의성, 보충성, 형평성·정합성, 글로벌 스탠다드 등 5대 정비 원칙을 기준으로 중대 위법행위에는 금전적 책임성을 대폭 강화하되, 민생 안정을 저해하는 과잉형벌은 과감히 걷어내기로 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의 경우 납품업자의 타사 거래를 부당하게 방해하면 현행 징역 2년 대신 시정명령 미이행 시 형벌을 부과하고, 정액과징금을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10배 상향한다. 하도급법에서는 발주자로부터 선급금을 받고도 하청업체에 지급하지 않으면 기존 하도급대금 2배 이내 벌금 체계에서 벗어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과 함께 정액과징금을 2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올린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정보공개서를 제공한 뒤 14일 이내 가맹계약을 체결하면 현행 징역 2년에서, 시정명령 미이행 시 형벌과 정액과징금을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바뀐다. 대리점법 역시 공급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 경영에 부당하게 개입할 경우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형벌과 함께 과징금을 50억원까지 부과하도록 강화한다. 위치정보법은 이동통신사 등이 위치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 기존 징역 1년을 폐지하고, 과징금을 4억원에서 20억원으로 5배 인상한다.
반면 사업주의 고의가 아니거나 단순 행정상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형벌을 완화하거나 과태료로 전환해 형사리스크를 줄인다. 자동차제작자가 온실가스 배출 허용 기준 준수 여부 확인 서류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기존 벌금 300만원에서 과태료 300만원으로 바뀌고, 금융투자·증권·신용보증기금 등 유사 명칭을 무단 사용한 경우에도 징역 1년 대신 과태료 3천만원이 부과된다.
비료의 성분·효과를 과대 광고한 경우는 징역형을 폐지하고 벌금 2천만원만 남기며, 자동차 부품 제조사가 성능시험대행자에게 제원을 알리지 않고 자기인증 표시를 하면 징역 1년 대신 과태료 1천만원과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테마파크업 대표자가 변경 신고 없이 영업을 한 경우에도 즉시 형벌을 부과하는 대신 시정명령을 먼저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때만 징역 1년을 부과하도록 바뀐다.
국민 생활과 직결된 경미한 위반도 대폭 손질된다. 캠핑카를 튜닝한 뒤 검사받지 않으면 기존 벌금 100만원 대신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되고, 아파트 관리비 징수 내역을 5년간 보관하지 않으면 징역 1년에서 과태료 1천만원으로 완화된다. 국립공원 등 자연공원에서 나무를 말라죽게 한 경우는 징역형을 없애고 벌금 1천만원만 남긴다. 동물미용업자가 인력 현황 변경을 등록하지 않으면 징역 1년을 폐지하고, 무인도 소유자가 승인 없이 펜션 등을 개발하면 징역 1년 대신 과태료 1천만원을 부과한다. 식품제조가공업 대표자 성명 변경 미신고의 경우도 기존 징역 5년에서 징역 1년으로 형량을 대폭 낮춘다.
당정은 이번에 발표한 2차 방안의 신속한 입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9월 발표한 1차 방안 역시 조속히 법제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3차 과제 발굴에도 즉시 착수해 경제형벌 합리화 목표를 이어가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규정을 몰라 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협·단체와 함께 안내와 홍보를 병행할 방침이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