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못 받는 약값 환자에 전가”…미등재 의약품 제도 공백 도마 위

마성배 기자 / 2026-03-24 14:09:00
‘미등재 의약품 문제점 진단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 23일 개최
국회 토론회서 “비급여 구조 왜곡·정보 비대칭 심각”…정부 “제도 정비 착수”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의약품이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면서 비용이 환자에게 전가되는 구조적 문제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제도상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미등재 의약품’이 비급여 영역에서 고가로 유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법조인협회 공익인권센터 ‘함께’(센터장 박대영 변호사)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등재 의약품 문제점 진단 및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를 열고 관련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토론회에는 국회와 시민단체, 의료계, 보험업계, 정부 관계자가 함께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의료행위에 포함돼 별도 비용을 받을 수 없는 치료재료가 ‘급여 목록에 없는 의약품’이라는 이유로 비급여로 처리되면서 환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구조가 핵심 문제로 지적됐다. 제도상 공백이 의료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발제에 나선 박대영 센터장은 “미등재 의약품에 대한 법적 정의가 없는 상태에서 제도가 운영되면서 행위수가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급여권 밖에서 고가로 유통되는 현상은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남은경 사회정책팀장은 국소마취제와 지혈보조제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임에도 대부분 비급여로 운영되고 있다”며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이나 동의 없이 비용이 부과되는 정보 비대칭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토론에서는 보험·의료·정부 측의 시각도 제시됐다. DB손해보험 임재필 파트장은 “미등재 의약품은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구조인데, 실손보험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분쟁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안치현 보험이사는 “일부 미등재 의약품은 통증 완화 등 실제 의료적 효과 차이로 사용되는 측면도 있다”며 “일괄 배제보다는 합리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서는 의료계 내부 자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의료기관별 공급 실태를 분석하고, 미등재 의약품 관련 입법 공백 해소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역시 환자가 사전에 비급여 여부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참석자들은 미등재 의약품을 둘러싼 문제의 본질이 단순한 급여·비급여 구분을 넘어, 환자의 선택권과 의료비 부담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관리 체계 강화와 함께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한국법조인협회 공익인권센터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관련 부처와 협의를 이어가며 제도 개선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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