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앱 어려운 고령층, ‘보호 대상’ 아닌 권리 주체로…디지털 법제 손질 필요

마성배 기자 / 2026-09-14 10:52:37
한국법제연구원, 오늘 서울서 전문가 포럼…국제 규범·정책 변화 토대로 법제 과제 점검
고령사회 속 디지털 전환 가속…접근·활용 역량 차이가 새로운 사회적 격차로

 








키오스크와 모바일 앱, 온라인 행정서비스가 일상 깊숙이 들어왔지만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고령층에게 기술의 발전은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 고령자를 단순히 디지털 취약계층으로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환경에 접근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를 가진 주체로 보고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됐다.

한국법제연구원은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화문 코워커스 플러스 버텍스홀에서 ‘고령사회와 디지털 전환: 포용적 미래를 위한 새로운 규범과 과제’를 주제로 제6차 글로벌 이슈 대응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고령사회와 디지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술 활용 능력의 차이가 새로운 격차로 이어지는 문제를 법과 정책의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열렸다.

논의의 핵심은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구나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준이다.

디지털 기술은 생활의 편의와 사회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반면 기기나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렵거나 활용 역량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특히 사회 전반의 서비스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될수록 고령층의 접근성과 이용 가능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정명운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디지털 전환이 고령자의 일상생활과 사회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기술 발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격차와 배제 문제를 짚었다.

특히 고령자를 디지털 기술 변화에 적응하도록 지원해야 하는 ‘보호의 대상’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고령자 역시 권리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이용 가능성을 보장하고,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고령층 문제를 단순한 기기 사용 교육이나 정보격차 해소 차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서비스 이용 기회와 사회참여를 보장하는 권리의 문제까지 넓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주제발표에 이어 고령사회와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인 법·정책 과제를 놓고 전문가 토론도 진행됐다.

김윤정 한서대학교 교수, 박혜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박사, 이수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윤수정 강원대학교 교수, 김현희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원규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한민지 한국법제연구원 글로벌법제전략팀장은 “디지털 전환은 사회 전반의 효율성과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기술에 대한 접근과 활용 역량의 차이가 새로운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사회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규범 변화와 정책 동향을 살펴보고 필요한 법제적 대응 방향을 계속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행정과 금융, 유통 등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단순히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필수적인 사회서비스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접근권과 이용권을 어떤 수준까지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인지가 향후 법제 논의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법제연구원은 글로벌법제전략연구사업을 통해 국제 규범 변화와 주요 글로벌 현안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고, 연구 결과를 정책과 법제 대응 전략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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