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눈앞 정보 실시간 분석하면 어떻게 규율하나…운전·보행 중 안전 문제도
의료기기와 경계도 과제로…한국법제연구원, 신기술 맞춘 법·제도 논의

안경처럼 착용한 채 주변을 촬영하고 인공지능(AI)이 눈앞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스마트 글라스’의 상용화가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법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자가 바라보는 사람을 촬영하거나 음성을 녹음할 때 개인정보와 초상권을 어떻게 보호할지, 운전이나 보행 중 착용은 어디까지 허용할지 등 기존 스마트폰과는 다른 규제 기준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법제연구원은 11일 오전 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스마트 글라스 일상혁신과 규제혁신’을 주제로 첫 번째 ‘상상(相想)살롱’을 열었다.
상상살롱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신기술을 직접 살펴보면서 기존 법·제도로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찾아내고 규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서로 상(相)’과 ‘생각 상(想)’의 의미를 이름에 담았다.
첫 주제로 스마트 글라스가 선정된 것은 실제 생활 속 사용이 가까워지면서 기존 기기와 다른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스마트 글라스를 직접 체험한 뒤 기술 활용 가능성과 함께 개인정보·초상권, 촬영·녹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살펴봤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기기를 꺼내 카메라를 향하는 행동이 비교적 쉽게 드러난다. 반면 안경 형태의 기기는 착용 상태에서 촬영이나 녹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 사람이 이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상황을 전제로 한 규제 논의가 필요해질 수 있다.
특히 AI가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능까지 결합되면 단순한 촬영기기와는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날 토론에서도 AI의 실시간 정보 분석이 별도의 규제 쟁점으로 다뤄졌다.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운전하거나 길을 걸을 경우 시야에 제공되는 정보가 안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에 따른 규율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제시됐다.
건강이나 신체와 관련된 기능이 결합됐을 때 일반 전자기기와 의료기기를 어디에서 구분할 것인지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날 강지원 시티파이브 대표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김주섭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이유봉 한국법제연구원 AI·데이터법제센터장, 고민서 매일경제 디지털테크부 기자, 신수용 국립금오공대 IT융복합공학과 교수, 서재명 마산대 안경학과 교수, 이혁우 배재대 교수·한국규제학회 부회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스마트 글라스처럼 여러 기능이 하나의 착용형 기기에 결합되면 기존 법률의 영역을 명확하게 나누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개인정보와 촬영, AI 활용, 교통안전, 의료기기 규제가 동시에 얽힐 수 있어 상용화 이후 개별 문제에 대응하는 것보다 실제 사용 과정에서 예상되는 쟁점을 미리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이국운 한국법제연구원장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기존의 틀에 맞춰 답을 찾기 전에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부터 서로 이야기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신기술과 법제 사이에서 필요한 준비를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법제연구원은 앞으로도 상상살롱을 통해 일상에 들어오는 신기술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규제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규제혁신 법제 연구와 정책 개선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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