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거점국립대, 합격생은 ‘입학 포기’…재학생은 ‘자퇴’
이선용
gosiweek@gmail.com | 2020-10-21 09:42:00
2020학년도 부산대 합격자 75.3% 입학 포기, 경북대는 매년 600여 명 자퇴
[공무원수험신문, 고시위크=이선용 기자] 지방거점국립대가 흔들리고 있다. 합격생은 입학을 포기하고, 재학생은 수도권 대학 입학을 위해 자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부산대와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대는 합격생의 75.3%가 입학을 포기했고 경북대는 재학생 600여 명이 매년 자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가 제출한 ‘2020학년도 모집 인원 및 합격 포기 인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모집 인원 4,509명 중 합격을 포기한 인원은 3,397명으로 전체 75.3%에 달했다. 합격했던 수험생 10명 중 7명이 다른 학교 입학을 위해 부산대 입학을 포기한 것이다.
단과대별로 살펴보면 사범대학의 합격 포기율이 116.7%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생명자원과학대학 114.3% ▲치의학전문대학원 95% ▲공과대학 77.6% ▲인문대학 74.5% ▲경제통상대학 68.3% ▲생활환경대학 62.1% ▲간호대학 60.7% ▲나노과학기술대학 60.2% ▲정보의생명공학대학 59.2% ▲한의학전문대학원 52% ▲의과대학 42.4% ▲예술대학 29.7% ▲스포츠과학부 22.6% 순이었다.
또 합격 포기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국어교육과와 영어교육과로, 합격 포기율이 각각 210.3%, 200%로 모집 인원의 2배 이상이 합격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병욱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선호 현황으로 인해 부산대를 비롯한 지역거점국립대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라며 “지방거점국립대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더 나아가 무상교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방거점국립대의 경우 재학생들의 이탈로도 위기를 맞고 있다. 김병욱 의원이 경북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자퇴생이 2,97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입학정원(4,961명)의 60%에 달하는 수치이며, 매년 입학정원의 12%에 해당하는 인원이 학교를 떠나고 있었다.
특히 경북대 측은 자퇴생의 95%가 다른 학교 진학을 위한 것이라 밝혔다. 이는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방대학의 공통적인 현상으로 부산대, 충남대, 전남대 등의 거점 국립대도 한해 500여 명의 자퇴생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의 경우, 2014년 387명에서 지난해 795명으로 2배가 급증해 타 국립대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대학도 20~40%의 자퇴생 증가가 있었지만 2배가 증가한 것은 경북대가 유일했다.
김병욱 의원은 “이미 입학한 학생들이 자퇴하면 다시 충원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대로라면 지방거점국립대의 존립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재수나 반수를 택하고 있는 만큼, 학교 차원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라며 “국가 차원에서도 지방거점국립대에 대한 재정적 지원 확대와 연구 환경 조성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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