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2019 한 해를 되돌아보다…수험가 B컷

김민주

gosiweek@gmail.com | 2019-12-26 14:25:00

 

기자에게 올 한해는 유독 빠르게 지나간 느낌이다. “2019년 1월로 들어선 지 벌써 12개월이나 지났단 말인가?”라며 달력을 만지작거린다. 사상 최악의 폭염, 최강 한파 등의 단어들을 잠시나마 잊고 사니, 어느덧 2019년 연말이다. 그러던 중 2020년까지 단 나흘밖에 남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한 해동안 쉼 없이 진행된 시험들은 백지장 같았던 기자의 달력을 빼곡하게 채웠다. 

 

수험가의 연말은 합격과 불합격의 희비가 엇갈린 사람들로 마냥 기뻐할 수도 마냥 씁쓸할 수도 없다. 다만, 자기가 처한 상황 그 나름대로 이겨내 가면 되는 것이다. 불합격한 수험생들은 내년도 합격을 기약하고, 합격자들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포부를 다지며 올해를 마무리 짓는다. 이에 기자는 지나간 달력을 다시 넘기며 2019년 수험가 동향, 그 중에서도 B컷을 추려보았다.

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1월] 1월 9일 변호사시험-“그거 알아? 너 변시합격이래”


 

매년 변호사시험철이면 수능 한파못지않게 동장군에 할 말을 잃었다. 2019년 새해를 맞이한 지 열흘이 채 되지 않은 그 날, 제8회 변호사시험이 치러졌다. 역시나 추웠다. 사진을 찍으려는 기자의 손은 꽁꽁 얼었고, 두꺼운 수험 서적을 든 수험생들의 손도 꽁꽁 얼었다. 어쩌면 마음도 얼었으리라. 그 때 발견한 “그거 알아? 너 변시합격이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

 

[2월] 2월 18일 로스쿨학생회 총궐기대회-고시낭인 가고, 변시낭인 왔다


 

겨울 끝자락, 전국 로스쿨생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이 청와대 앞에 모인 것은 바로 ‘변호사시험 합격률’ 때문이다. 즉, 법조인양성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시험 합격률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시험을 위한 공부에만 매몰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법조인 수급상황을 고려한 정원제 선발,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목소리 높였다. 그러나 총궐기대회가 한창인 시각, 바로 건너편에서 한 남성이 조용히 팻말 2개를 들었다. ‘사법시험=공정’, ‘로스쿨=불공정’, ‘사법시험 부활하라’

 

[4월] 4월 6일 국가직 9급-“시험 잘 보세요”


 

공무원 시험장에는 수험생보다 더 먼저 와있는 사람이 있다. “시험 잘 보세요!”라며 생수와 초콜릿, 광고지가 부착된 연습장 등을 나눠주는 분들. 특히 국가직 9급 시험장은 그야말로 ‘대목’이다.

 

[4월] 4월 26일 제1차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시험장 곳곳에 얼룩진...


 
국가직 9급과 함께 경찰 공무원 필기시험장도 특수 대목이다. 그러나 시험이 끝나고 남은건 넘쳐나는 쓰레기들. 할 말을 잃게 만들 정도의 많은 양이 시험장 곳곳을 얼룩지게 만들었다.



[5월] 5월 31일 국가직 9급 과목개편 공청회-수험생 73% “고교과목 폐지 찬성”


 
인사처가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25일까지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77.6%, 수험생 73%가 국가직 9급 고교과목 폐지를 찬성한 가운데, 5월 31일 9급 공채 선택과목 개편과 관련하여 국민 여론과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서울프레스센터 19층에서 공청회가 진행됐다. 이날 공청회에는 수험생을 비롯해 수험 관계자들의 호응이 컸다.

 

한편, 오는 2022년부터 일반직과 소방, 경찰(해양경찰 포함) 등 9급 공채 시험에서 전문과목이 필수화로 지정된다. 국가 및 지방 일반직 공무원 9급과 해양경찰을 포함한 경찰공무원 순경, 소방공무원 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에서 고교과목을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2022년부터는 ▲국가직 9급 일반행정직의 경우 행정법총론과 행정학개론이 ▲경찰직 순경은 헌법과 형사법, 경찰학이 ▲소방직 소방사는 소방학개론과 소방관계법규, 행정법총론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

 

[8월] 8월 24일 법원행시 1차 시험-“필기도구 챙기세요”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 치러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법원행시 1차 시험은 8월 더위 속에서 치러졌다. 시험장 앞에는 “여분의 필기구를 좀 더 챙기는 것이 좋지않을까?”라는 듯이 필기구 상인들이 서있었다. 시험 도중 필기구가 말썽인 아찔한 상상을 하니, 어쩐지 사야할 것만 같다.

 

[11월] 11월 26일 공직박람회-“내년에는 꼭 좋은 결과 있길”


 
연말이면 찾아오는 연례 행사가 있다. 바로 공직박람회. 올해 공직박람회는 양재 aT센터에서 진행됐다. 박람회장은 수험생을 비롯한 많은 방문자들로 북적였다. 공직적격성평가(PSAT) 예제풀이와 9급 모의시험, 모의 면접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던 중 박람회 한 켠에 자리잡은 포스트잇 부스가 눈에 띄었다. 방명록처럼 메모를 남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이미 부스장 벽면 한가득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었고, “내년에는 꼭 좋은 결과 있길”이라는 메모처럼 무언가를 목표하는 모두에게 내년엔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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