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2018년 군무원 기술직렬 합격자의 수험 기록

| 2019-04-22 09:43:00

 
 

군무원 기술직렬 합격수기입니다. 직장 다니시면서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대 출신이신 분들 한 번쯤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군생활을 좀 길게 했고 군에 애착이 있어서 군무원에 지원했는데요. 여건이 다양하지만 관사도 지원되고, 군생활 해본 사람만 아는 좋은 점들이 있답니다.

 

일단 합격하는 데 필기든, 면접이든 가장 중요한 무기는 1번 간절함, 2번 끈기입니다. 여기까지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은 시험에 떨어졌거나 붙었다면 천재일 겁니다.

 

올해 안 되면 어떡하지, 언제까지 이렇게 공부해야하나, 주머니는 비었고, 집에다 아쉬운 소리하기 미안한데, 이런 생각 많이들 하실 겁니다. 그러나 합격하면 모두 세이브. “아 그랬었지” 그 한마디로 다 정리되고 주변의 걱정을 가장한 비아냥 섞인 목소리, 그런 시선은 모두 부러운 시선으로 바뀌고 게임 끝나는 겁니다.

 

지금 당장 상황이 안 좋고 힘들더라도 간절함과 끈기로 무장했다면 시간이 문제일 뿐입니다. 불안한 마음은 “내가 그만큼 간절하구나”하고 생각하시고 이제 그만 엉덩이 의자에 붙이시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목표기간 저 같은 경우는 군생활을 겸하면서 준비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목표기간으로 두고 있는 1년은 저에게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일주일씩 영외로 나가서 훈련할 때엔 책은 구경도 못할 때도 많았고, 잦은 당직근무, 야근 등으로 책을 보고 싶어도 못 보는 상황이 많았죠. 그래서 장기전을 바라보고 약 2년 이상 준비했습니다. 그 사이 결혼도 했구요.(도박이었죠)

그런 부담감 덕에 좋은 결과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역하고 바로 안 되면 뭐 어때, 다음 해에 합격하면 되지”하며 아내가 위로하는 말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처가 부모님은 전역 1년 앞두고 처음 만나 뵙게 되었을 때 "전역하면 뭐할건가....?" 하고 한마디 묻지도 않으셨답니다. 믿고 지켜봐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구요^^

 

지난 7년간의 군생활과 2년 이상의 수험기간을 돌이켜보면 정말 체력적 한계를 많이 느꼈었고 그만큼 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제 공부 싸이클을 말씀드리면, 통상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당직근무를 섰고, 야근은 좀 불규칙적이었으나 없을 땐 없었고, 있을 때엔 일주일 내내 주말까지 출근하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훈련받고 피곤하고 집에 가서 게을러질 것 같으면 사무실에서 공부하다 그 자리에서 침낭 깔고 잤구요.

 

잠은 평일에 4시간 30분 이상 잤던 적은 없었습니다. 주말에 하루 정도 토요일 오전까지 늦잠을 충분히 자뒀고 그 낙으로 버텼습니다.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평일에 못했던 공부, 복습 등을 했고 평일엔 하루에 네 과목을 모두 보기 힘드니 2과목 이상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계획적으로 확보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날 그날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전날 공부했던 과목 중 틀렸던 문제나, 이해가 가지 않았던 내용은 반드시 다시 짚고 넘어가려고 노력했습니다.

 

1. 국사

장기전을 준비했기에 공부에 먼저 재미를 붙일 수 있는 과목부터 시작했습니다. 두툼한 기본서 3권짜리를 선택해서 이해, 스토리 위주의 공부를 했습니다. 단순 암기, 두문문자 따서 외우는 방식의 공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험 문제가 그렇게 나오지도 않습니다.(이번 시험은 예외) 역사는 사건입니다. 사건에는 원인이 있고 배경이 있고 결과가 있겠죠.

굵은 뼈대는 이렇게 공부한다고 생각하시고 시작하시면 재미를 붙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어나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지만 무엇보다도 국사는 문제위주의 공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이해했거나 혹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에 대해서 자극을 줘야죠. 자극제 역할을 해서 머릿속에 각인시켜주는 것이 문제풀이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틀린 문제는 꼭 시험에 나온다는 생각을 갖고 잘 이해해 두시고 복습해야 합니다. 문제의 답이 아닌 나머지 보기들도 다른 문제의 변형이거나, 비슷한 내용일 겁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엔 많은 문제를 풀고 덮어두기보다

하루에 10문제 20문제를 풀더라도 틀린 내용은 지문과 보기, 사료까지 잘 이해해 두시고 맞은 문제도 내가 100퍼센트 알고 맞은 답인지 긴가민가 반만 알았거나 70퍼센트만 알고 맞은 문제인지 다시 한 번 읽어보시고 소홀했던 부분을 다시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최근 다른 공무원 시험도 마찬가지지만 사료형 문제가 많아지는 추세이니 자주 나오는 사료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 두시면 다른 문제에서도 반갑게 마주치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요점을 다시 정리해 말씀드리자면 스토리 위주의 공부를 하시고 문제풀이로 확인을 꼭 하시고, 틀린 문제든 맞은 문제이든 겉넘어가지 말고 내 것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저는 기본서는 3번 이상, 문제집은 사면 1권당 무조건 2번 이상 봤지만 그 이상 본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틀린 문제는 물론이고 맞은 문제도 다음엔 까먹고 또 틀릴 수도 있으므로 2중 3중 4중으로 봐서 딱히 몇 번 봤다고 얘기하기가 어렵습니다.

 

2. 국어

국어와 국사 중 어느 과목이 더 어렵냐 물으면 국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공부 방법이 뭐가 더 까다롭느냐 물으면 이 역시도 국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처음 국어공부 시작할 때 갈피를 못 잡고 한동안 맴돌았습니다. 그러다가 모니터 속의 선생님이지만 “선생님 시키는 대로 하자”라는 생각으로 그냥 외우라는 거 외우고 찍어주는 거 풀라는 거 풀고 모르는 거 있으면 홈피 찾아가서 질문하고 말 그대로 시키는 대로 했죠. 그러다보니 뭐 좀 알겠더라구요.

 

문법, 실용언어, 문학, 독해, 한자. 공부방법이 다 다르죠. 처음엔 내가 한국말 쓰는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문법, 실용언어 공부하다가 화딱지 나서 짜증도 많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끈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국어 문법, 실용언어는 당장 이해가 안가더라도 계속 붙잡고 머리 싸매고 있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려우시더라도 "아 뭐 그런거구나 내일 다시 보자" 하고 일단 진도 나가시기 바랍니다.

 

단! "내일 다시 보자" 이걸 꼭 지켜야 합니다. 잘못하면 영원히 모르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은 이해가 안 가더라도 문제에서라든가 아니면 다른 예에서, 혹은 또 다른 문제에서 이해가 갈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어지러운 퍼즐이 머릿속에 뼈대가 맞춰지는 게 국어 문법, 실용언어입니다. 문제 많이 푸시고 문제에서 언뜻 이해를 하시더라도 다시 기본서 한 번 볼까? 하고 다시 찾아가서 보면 “아 이게 그 말이구나...” 하고 더 확실히 각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다가 또 까먹을 수도 있고 영원히 머릿속에 박힐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전 기본서는 보든 안보든 차에 싣고 다니면서 궁금한 거 생기면 무조건 다시 찾아봤습니다. 기본서는 제가 공부하는 데 있어서 사전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너덜너덜해지고, 책 페이지가 다 떨어져 나가도 들고 다녔습니다.

 

문학은 기본서 진도 나갈 때 줄거리나, 키포인트 정도 짚고 넘어가고 문제를 많이 풀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포인트를 문제에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지문에 나온 한 두줄만 읽어도 머릿속에 줄거리와 핵심 내용이 떠오르기 때문에 여러번 문제풀이를 한 후엔 굳이 지문 내용을 다 읽어서 줄거리를 이해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언어지식. 굳이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서울시 문제 빼고는 그렇게 심각하게 안 나오는 거 같구요. 빈도가 그렇게 높지도 않구요. 책이 그렇게 두껍지도 않으니 자투리 시간 이용해서 갖고 다니면서 보니까 도움이 되더군요.

 

한자. 이건 솔직히 공부 안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인가 한국어문회 2급을 따놨고 실용한자 수준은 읽고 쓸 줄 알았기 때문에^^ 알파벳, ㄱㄴㄷ을 모르고 영어, 국어를 공부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죠?? 한자에도 알파벳이 있습니다. 부수라는 것이죠.... 이거 214자 밖에 안됩니다. 이거 무조건 외우고 그 다음에 꾸준히 하루에 몇 글자만이라도 공부하시면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걸 아시게 될 겁니다. 그리고 한자는 한자 문제 푸는 데만 써먹는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단어 70%가 한자어이고 하다못해 고전문학.... 그거 한자 많이 알면 무조건 먹고 들어가는 겁니다.

 

국사도 실용한자 수준만 알아도 중앙관제, 지방관제, 제도, 역사서나, 그림이름... 기타 등등공부하시기 수월합니다. 초졸이신 저희 아버지가 어려서부터 억지로 머릿속에 쑤셔 넣어 주셨던 한자가 고등학교 이후에는 한자로 되어있는 책이건, 한글로 되어있는 책이건 상관없이 모든 책을 읽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책을 많이 봤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단언컨대 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교과서, 소설책 포함해서 읽은 책 다 합쳐도 최근 2년여간 군무원 시험 준비하면서 본 책이 더 많습니다.

 

3. 자동차 공학 / 자동차 정비(이건 일반 공무원 준비하시는 분들한텐 별로 도움 안되겠네요^^)

저는 비전공자입니다. 대학 전공은 전혀 상관 없을뿐더러 공부도 안 했었고 수학적, 공학적 지식도 딱 중학교 2학년 1학기 수준이면 과분하겠네요. 제가 수준이 낮아서 그런지 몰라도 자신이 조금 부족하거나 비전공자이신 분들은 "산업기사 책으로 공부해라, 기사 책으로 공부해라..."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듣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합격수기를 쓰게 된 이유가 그런 분들 때문입니다.

전공자나 경력자라면 자격증 수험서로만 봐도 상관 없죠. 이미 자동차가 굴러가는 그림이 어느정도 머릿속에 있으니 또 수험서 앞부분의 이론적인 내용은 기능사, 산업기사, 기사 별 차이도 없습니다.

 

문제 수준이 차이가 나긴 하는데 그건 책 앞에 이론 내용 안보더라도 10년치 기출문제 5번만 풀어봐도 70점 이상은 개나 소나 다 나옵니다. 이번 전차, 일반차량 커트라인이 70점이던가요?? 그럼 자격증 기출문제만 봐도 어느정도커트라인 커버가 가능할까요??

 

"네!!!" 라고 답하시는 분들 또 계실진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번 시험 수준을 본다면 그렇게 대답하겠습니다. 그러나 작년에도 올해 시험 수준이었을까요?? 내년에도 그럴까요? 내년에도 올해처럼 많이 뽑을까요?

 

군무원 시험 난이도가 들쑥날쑥하기로 유명합니다. 그건 다른 지방직, 국가직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구요. 제가 너무 겁을 먹게 해드린 것 같은데 그런 건 아니구요. 시험을 너무 만만하게 본 사람들이 "기출문제만 봐라 자격증 문제만 봐라" 하는 소리가 저에겐 너무 무책임하게 들려서 조금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러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우선 자동차의 기본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구조, 원리를 이해해야 공학을 하든 정비를 하든 할 것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선 용어에 익숙해져야합니다.

 

전공자분들은 비웃으실지도 모르지만 전 처음에 바이패스가 뭔지, 크랭크축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공부하시다보면 아시겠지만 책은 같은 설명을 하고 있는데 용어를 다르게 써서 헷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에 익숙해지고, 또 전공책을 읽어서 이해하시려면 용어가 중요합니다. 영어단어 외우듯 억지로 외우는 것은 비추구요.

 

우선 기능사 문제 한 5년치 구하셔서 눈 딱! 감고 "나는 스님일쎄....." 하는 마음가짐으로 5번만 풀어보세요. 뭔 말인지 못 알아먹더라도 일단 틀린 문제 한 번씩만 대충 다시 보고 진도 훅훅 나가서 5바퀴만 돌려보세요. 이해를 하란 얘기가 아니라 무조건 그냥 풀어보란 얘깁니다.

 

똑같은 문제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고 비슷한 말이 계속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냥 무덤덤하게 해보세요. 그런 후에 자격증 서적도 좋고, 대학 전공교재도 좋고 차근차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이번엔 눈에 익은 단어 나온다고 겉넘어가지 마시고, 자동차용어사전 하나 사셔서 하나하나 되짚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림도 손으로 짚어가면서 자세히 보시구요. 그렇게 하시려면 시간이 꽤 걸리실 겁니다. 처음 1회독은 책 한 권 읽는데 어쩌면 한달 씩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2회독 3회독 째엔 점점 시간이 줄어들 테고 그러다 보면 어느 정도 자동차 시동부터 배기까지 머릿속에서 자동차가 굴러갈 겁니다. 그런 후에 기능사든, 기사든, 기능장이든, 기술사 문제든 한 번 풀어보십시오. 문제 풀면서 모르는 것은 기본서로 삼는 책이 있으면 그때그때 다시 한번 찾아보시구요. 그러다보면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내 머릿속에 자동차도 더 빨리 달릴 겁니다.

 

전 사실 앞에 말씀드린 방법처럼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시행착오가 많았던 끝에 지금 생각해보니까 저 방법이 가장 시간을 줄이고 이해위주의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떨결에 딴 자동차 자격증은 실기시험조차 얼떨결에 합격해서 여차저차 기술직렬 지원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공부했습니다.

원하는 직렬 눈치보지 않고 선택했고, 원하는 근무지까지 선택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성적 받았습니다.

 

끈기있게 공부한 끝에 시험날짜가 다가오면서 이미 맘 속으로 합격수기를 쓰고 있었죠. 정말 눈치봐가며, 시간 쪼개가며, 꾸벅꾸벅 졸면서 무식하게 공부했습니다. 여담이지만 틈만 나면 회식할 건덕지 없는가 하면서 분위기 부추기는 인간에, 전역 준비하는 거 뻔히 알면서 일부러 야근거리 얹어주는 인간까지 정말 한 대씩 치고 싶었죠. 티내봤자 좋을 거 없다는 생각에 오히려 업무처리는 더 딱 부러지게 하려고 노력했구요. 참 힘든 시간들이었네요.

P.S. 체력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직장 다니시면서 준비하시는 분들 생계 때문에 일은 놓지 못하고 혹은 저처럼 당장 쪽박 차게 생겼는데 먹여 살릴 가족이 있으신 분들 공부하다가 몸 망치면 몸만 망치면 괜찮게요?? 몸 망가지면 공부도 Stop입니다. 전 비타민C 1000mg짜리 끼니때마다 두알씩 챙겨먹고 훈련 받고, 당직근무 설 때엔 하루에 10알씩도 먹었습니다. 하루에 한두 알 먹어서 효과 모르겠고, 먹는 것도 무식하게 먹었습니다. 체력관리 잘하세요. 면접은 다른 분들하고 같이 스터디 꼭 하시구요. 패기있고 자신감 있게 답하세요. 면접관 잡아먹을 듯이 겸손한 자세 잃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