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로스쿨 교수 ‘버닝썬 유출 영상’ 농담 논란
김민주
gosiweek@gmail.com | 2019-03-21 13:54:00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강의 중 클럽 버닝썬 유출 영상과 관련된 농담을 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대자보가 붙었다. 19일 서강대에는 붙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갑(甲)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에 따르면 서강대 로스쿨 갑(甲) 교수는 최근 수업 중 “버닝썬 영상을 짤리기 전에 빨리 보라고 친구가 보내줬다”며 “평소에는 집에 버스를 타고 가는데, 그 날은 집에 택시를 타고 갔다. 짤릴까봐 빨리 틀어봤더니 위에는 해가 돌고 있고 아래에선 무를 자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자보 작성자는 자신을 을(乙)로 칭하며, “약물을 이용한 강간 피해이자 디지털 성범죄 피해사례인 버닝썬 유출영상을 농담 소재로 삼은 교수님의 유머는 괜찮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실재함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가볍게 보고 성범죄 피해를 희화화하는 2차 가해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작성자는 “미래의 법조인을 양성하는 강의실에서 성범죄와 불법촬영, 불법촬영물은 그저 ‘야한 영상’일 뿐이었고 명백히 위법한 행위인 ‘불법촬영물의 유포’ 또한 범죄가 아닌 ‘그럴 수 있는 행위’가 됐다”며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말이 판결문에도 등장한 2019년에 성범죄 피해사실이 법률가의 농담거리가 되는 것이 괜찮지 않다”고 밝혔다.
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서도 갑(甲) 교수는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자보 작성자는 “교수님께서 29명의 제자에게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하던 그 강의실에는 13명의 여(女)원우도 앉아있었다”며 “안 지사의 사태를 통해 배운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여자가 아닌 왜곡된 성의식과 위력의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갑(甲) 교수는 ‘흑형’, ‘흑누나’ 등의 표현을 쓰며, “흑형은 비하하는 발언이 아니니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사법시험준비생모임(대표 권민식, 이하 사준모)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사준모는 “서강대 로스쿨을 비롯해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로스쿨 재학생들이 이런 중대한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법적인 조치가 아닌 대자보를 붙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로스쿨 재학생들의 운명을 로스쿨 교수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라며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 입학, 학사관리, 졸업시험 그리고 변호사시험까지 사실상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한 권한을 가진 로스쿨 교수들에게 설령 비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로스쿨 재학생들은 학교를 그만둘 각오를 하지 않는 이상 로스쿨 교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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