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제도의 씁쓸한 뒷맛, 죽음을 선택한 그녀
이선용
gosiweek@gmail.com | 2018-07-12 13:20:00
지난 7월 10일 경기도 과천의 한 호텔에서 한 로스쿨생이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법무부가 위치해 있는 이곳에서 그녀는 끝내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했다. 그녀가 죽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 “변호사시험에 여러 번 떨어진 것이 원인이다” 등 개인의 문제로 인한 불행한 사건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을 지켜본 로스쿨생들은 로스쿨 제도의 잘못된 설계와 이를 알면서도 방치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원우협의회(이하 법원협)는 “현재도 그녀와 같이, 30~40대에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불안함 속에 기약 없는 수험생활을 견디는 많은 청년들이 있다”며 “그들은 이미 충분히 자격을 갖추었기에 법조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기약 없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희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법원협은 “공익의 수호자라는 법조인 집단은 물론 로스쿨 교수, 정부기관 어디에서도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해마다 3천명이 넘는 학생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해서 기초기수보다 훨씬 나은 점수를 받더라도 줄 세우기로 절반을 떨어뜨리는 현실이고, 동료의 죽음보다 판례공부가 우선되는 것이 현재 로스쿨의 민낯”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로스쿨은 일정 자격을 갖추면 합격시키는 자격시험화로 설계되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모두들 법조인들 밥그릇을 지켜주려고 줄 세우기를 통해서 일정 인원만 선발하는 시험으로 운영되고 있어 학생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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