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낙방 변호사, 법조단체들 “우리 출신 아니다” 선긋기 급급

이선용

gosiweek@gmail.com | 2016-07-15 11:19:00

문제의 본질을 찾기보다 사시 vs 로스쿨 출신 간 진부한 신경전 되풀이 돼
 
최근 현직 변호사가 올해 광주광역시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 변호사의 공무원 시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변호사의 경우 작년에는 지방직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여 낙방한 경험이 있었다. 문제는 이 변호사가 가산점 5%를 받고도 시험에 낙방했다는 사실이며, 이를 둘러싸고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 법조단체들은 서로 자기네 출신 변호사가 아니라고 선긋기에 나섰다.
왜 이 변호사가 7급 시험에 낙방하게 됐는지, 9급 시험까지 응시하게 됐는지 하는 문제의 본질을 찾기보다 사시와 로스쿨 출신 간 진부한 신경전이 또 다시 되풀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로 구성된 대한법조인협회는 이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 변호사라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며,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대한법조인협회는 “변호사 자격증 덕분에 다른 응시생들보다 가산점을 5%씩 더 받고도 공무원 시험에 낙방할 정도로 형편없는 그의 실력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모두 7과목(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학, 행정법, 헌법, 경제학)의 시험을 치르는 7급 공무원 시험에서 시험의 당락을 좌우하는 과목은 행정법과 헌법이며, 이 과목은 변호사시험의 필수과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학과목이 당락을 좌우하고 평균 5%의 가산점까지 주어진 시험에 불합격한 변호사는 도대체 로스쿨에서 그 동안 무엇을 배운 것이며, 변호사시험에는 어떻게 합격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처럼 형편없는 실력을 가진 이가 우리 사회에서 변호사로 활동한다면, 과연 법률전문가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제대로 보호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대한법조인협회는 이제는 로스쿨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할 때라고 지적하며 “로스쿨 입학 후 등록금 및 각종 수험비용을 합하여 1억 원에 육박하는 학비를 쏟아 넣은 결과가 고작 공무원 시험에서 5점의 가산점이라면 그 사회적 낭비가 너무 심하다”며 “1억 원 가까운 학비를 요구하면서도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양질의 변호사를 배출하지 못하는 교육 시스템이라면, 과연 로스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합당한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는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법조인협회는 “9급 응시생들이 모인 커뮤니티(9꿈사)의 댓글과 기타 다수의 제보에 비추어 볼 때 위 응시생은 제5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40기 수료자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법조인협회는 “일부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는 ‘9급에나 응시하는 로스쿨 변호사가 문제다’라는 발언을 하며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와 로스쿨 출신 법조인 전체를 모욕하는 행위를 저질렀다”며 “일부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은 고시합격자라는 선민의식에 젖어, 9급 공무원 시험을 수준이 떨어지는 하찮은 시험으로 치부하며 동 시험에 응시하는 변호사를 양성하는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들어냈다.
 

이어 “한국법조인협회는 이 내용을 최초 보도한 언론(법률신문)과 보도의 출처로 알려진 ‘대한변호사협회 모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경위 설명과 명백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명확한 경위 설명과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정보도 청구는 물론 법적 조치 등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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