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새해(?) - 정승열 법무사

| 2016-01-05 15:51:00

 

 

 

하룻밤을 자고 나니, 해가 바뀌어 2016년 새해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마치 새로운 세상이 된 것처럼 떠들고 있다. 특히 신문과 방송들이 그렇다. 물론 이것은 1999년 12월 31일에서 2000년 1월 1일로 바뀔 때 ‘새로운 한 세기를 맞는다’고, 그리고 이미 인간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PC에 의한 전자기기의 오류로 인한 대혼란을 염려하던 이른바 Y2K(Year 2000 Problem) 때보다는 덜하다.

 

사실 조물주에 의해서 이 세상이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빛과 어둠이 반복되었지만,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수억 년 혹은 수십억 년 전이라고 추정만 할 뿐 정확히 알 수도 없는 억겁의 시간이 흘러왔다. 그 사이에 영악한 인간들은 무한한 시간의 흐름을 시와 분 그리고 시간과 하루, 또 해로 나누면서 셈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암흑 물질(Dark Matter)이라고 명제에 대하여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별의 운동이 태양계에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의 공전속도가 가장 빠르고 해왕성의 공전속도가 가장 느리듯이 중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공전속도가 느려지는 케플러 법칙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은하를 공전하고 있는 별들의 움직임은 외곽에 있는 별들의 공전속도가 중심부 쪽에 있는 별들과 비슷하거나 더 빠른  현상에 대하여 은하 외곽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서 별들에 중력을 미쳐서 공전속도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 규명에 대한 노력을 하면서  어떤 물질에 의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아직 수수께끼라며 과학자들은 이것을 암흑물질이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아무튼 지금 많은 사람들이 시간의 흐름을 생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달력(Calendar)은 중세를 장악한 기독교국가인 유럽에서 그들의 이념적 정신적 지주가 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준으로 한 역법의 하나로서 올해가 2016년이 된다. 물론 우리에게도 단군 임금이 고조선을 세운 때를 기준한 단군기원을 한 역법이 있고, 그 역법에 따르면 단기 4349년으로서 서기역법과는 2,333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사실 단군기원은 정확하지 못하고, 또 세계와 밀접한 교류를 하는 현실에서 단군기원을 크게 주장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한 해를 기준하는 데에도 태양의 공전 주기를 기준하는 태양력(solar calendar)과 달의 공전주기를 기준 삼는 태음력(lunar calendar)이 있는데, 태양력은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기간을 1년으로 하는 것으로서 단순히 양력이라고도 한다. 태양력을 처음 쓰기 시작한 이집트에서는 나일 강의 정기적인 범람이 황도(黃道)상의 태양 위치와 관계있음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라고 하며, 이집트에서는 1년을 365.25일로 계산하였다. BC 46년 로마에서는 카이사르가 제정한 율리우스력에서 평년을 365일로 하고, 4년마다 한번씩 366일로 윤년(閏年)을 두어 1년 평균을 365.25일로 만들었는데, 1년을 365일로 하면 4년에 약 하루의 시차가 생기기 때문에 4년에 한 번씩 윤일을 보태 1년을 366일로 한 해를 윤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128년마다 하루의 차가 생긴다.

 

한편,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주기인 삭망월(朔望月; 29.53059일)을 기본 주기로 날짜를 계산하는 태음력은 보통 음력이라고도 하며,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이 약 29.5일이므로 한 달을 29일 또는 30일로 하고, 1년을 12달로 한다.  19년마다 7번의 윤달을 두었는데, 현재 이런 태음력을 따르는 것은 이슬람력(마호메트력; 回回曆)뿐이다. 오랫동안 농경민족으로 살아 온 우리에게 태양력은 한말 고종의 갑오개혁을 하던 1895년 이후부터이고, 그 이전에는 오랫동안 태음력을 기준으로 일상생활을 해왔다. 조선 말 개화정책을 펼치던 고종은 1895년 음력 11월 17일을 1896년 1월 1일로 하는 태양력을 쓰도록 한 이후 양력이 공식화되었지만, 지금도  농사나 어업을 하는 사람들은 음력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런데, 양력과 음력을 혼용해서 쓰는 탓에 가끔은 걸맞지 않는 시행착오가 생기고 있다. 명색이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그런 착오를 저지르는 것이어서 가볍게 웃고 넘기기도 그렇다. 가령 2016년 1월 1일은 음력으로는 아직 을미년 동짓달 스무이틀이다. 그리고 양력으로 2월 8일이 음력으로 병신년(丙申年) 정월 초하루가 된다. 따라서 양력 1월 1일을 새해라고 하는 것도 좋고, ‘2016년 새해가 밝았다’고 하는 것은 올바르지만, 아직 1개월 이상 지나야 병신년 정월초하루인데도

[ⓒ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