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 응시자까지 신원조사? 법원 “명백한 위법이다”
| 2014-02-04 15:43:58
국가정보원법에 근거하여 공무원시험 응시자까지 신원조사를 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원고 L씨는 지난 2012년 9월 공지된 공군 군무원 채용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최초 공지 1시간 만에 합격이 취소되었다.
이에 L씨는 공군 측에 항의하였지만, 공군 측은 L씨가 ‘1996년 8월 연세대에서 벌어진 한총련 집회에 참가했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을 이유로 군무원 채용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
결국 L씨는 “법령의 근거 없이 이뤄진 신원조사 결과 등에 따라 취해진 불합격 처분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L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을 맞은 대전지법은 “군무원 신규채용에 응시한 자는 공개경쟁채용시험을 통한 합격자 결정 이후 채용후보자 등록을 거쳐 공무원임용예정자가 되고, 공무원임용예정자는 임용권자의 임용결정을 거쳐 군무원에 최종 임용된다”며 “군무원인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은 최종 합격자 결정과 관련한 신원조사에 관하여 아무런 근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판시하였다.
또 “국가정보원법에 근거한 신원조사는 개인의 사생활의 자유 및 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바, 그 대상을 엄격하게 제한하여야 할 것”이라며 “신원조사 대상으로서 공무원임용예정자에 단순히 공개경쟁시험에 응시한 자까지 포함하여 확장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결정하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국가정보원법 및 보안업무규정 등에 따른 신원조사 결과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합격자 결정을 취소한 이 사건 처분은 법령의 근거가 없음은 물론, 재량권의 일탈·남용한 점에서도 위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며 군무원채용시험불합격처분 취소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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