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서점과 동네책방이 ‘한 칸’ 나눴다....영풍문고·연남서가 ‘취향 바꿔 읽기’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9-22 17:04:25
서울숲 영풍문고엔 ‘서점이 등장하는 소설’ 3권…연남서가엔 영풍문고 ‘이달의 작가’
첫 협업 시작으로 다른 지역 독립서점까지 확대…연남서가 큐레이션은 10월 27일까지
대형서점 안에 독립서점이 고른 책이 놓이고, 독립서점에는 대형서점이 추천한 책이 들어간다. 서로 다른 규모와 색깔을 가진 두 서점이 매장 한 칸씩을 상대에게 내주고 책을 고르는 권한까지 맡기는 이색 협업이 시작됐다.
영풍문고는 독립서점과 서로의 매장에 서가 한 칸씩을 내어주는 ‘한 칸, 두 서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첫 협업 상대는 서울 연남동과 연희동에 자리한 독립서점 ‘연남서가’다.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은 공간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한 칸에 어떤 책을 놓을지 상대 서점이 직접 결정한다는 점이다.
연남서가가 꾸민 서가는 지난 1일 서울숲 영풍문고 ‘모두의 서가’에 먼저 들어섰다. 반대로 영풍문고가 선정한 책을 소개하는 서가는 연남서가 2호점 개점일인 지난 20일 공개됐다. 자료에 첨부된 사진에도 연남서가 2호점의 영풍문고 서가와 서울숲 영풍문고에 마련된 연남서가 서가가 각각 소개돼 있다.
서울숲 영풍문고에 마련된 연남서가의 공간은 가로·세로 40㎝ 크기의 작은 서가 한 칸이다. 연남서가는 이곳을 모두 ‘서점이 등장하는 소설’ 세 권으로 채웠다.
황보름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와 개브리얼 제빈의 『섬에 있는 서점』, 이도우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다.
각각 동네 깊숙한 곳에 자리한 서점, 페리를 타고 가야 하는 섬의 서점, 눈 쌓인 시골 마을의 작은 책방을 배경으로 한다.
영풍문고는 세 작품 모두 서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책방의 문을 열고 사람들이 모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인 연남서가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연남서가 2호점의 한 칸은 영풍문고가 채웠다.
영풍문고가 2022년부터 운영해 온 큐레이션 ‘이달의 작가’ 가운데 세 명을 골랐다. 매달 담당 MD가 지금 함께 읽고 싶은 작가 한 명을 선정해 책과 이야기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서가에는 9월의 작가 조수용의 『일의 감각』, 8월 천명관의 『아코디언』, 6월 박곰희의 『연금 부자 수업』이 놓였다.
연남서가가 꾸민 한 칸은 10월 27일까지 서울숲 커뮤니티센터 안 서울숲 영풍문고에서 만날 수 있다. 영풍문고가 채운 서가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에 있는 연남서가 2호점에 마련됐다. 각 서가에 놓인 책은 해당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영풍문고는 그동안 매장에 별도의 독립출판 서가를 두고 독립출판물을 소개해 왔다. 이번에는 개별 책을 소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독립서점 자체의 취향과 큐레이션을 대형서점 안으로 가져왔다.
첫 협업인 연남서가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의 독립서점과도 ‘한 칸, 두 서점’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혜원 영풍문고 브랜드전략팀 과장은 “독립출판 서가를 운영하며 독자가 새로운 책과 취향을 만나는 자리를 넓혀 왔다”며 “‘한 칸, 두 서점’도 그 연장선에서 독립서점의 시선까지 함께 소개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책 문화가 발견되는 자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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