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청소년 자살 원인 직접 추적한다’…정부, ‘심리부검’ 협력체계 가동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3-23 15:05:12

유족 면담·기록 분석으로 원인 규명…내년부터 청소년 확대
교육부·복지부·여가부·경찰청 자료 공유…예방 정책 전환점
▲출처: 교육부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정부가 청소년 자살 원인을 사후 분석하는 ‘심리부검’을 본격 도입한다. 유족 면담과 생활기록을 통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경로를 추적하고, 정책에 반영한다. 기존 성인 중심으로 운영되던 조사 체계를 청소년까지 확대하면서 예방 정책의 방향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경찰청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유족과 주변인을 면담하고 상담 기록 등을 분석해 사망 전 심리 상태와 행동 변화를 재구성하는 조사 방식이다. 단일 사건이 아닌 ‘과정’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기존 접근과 차이가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만 심리부검이 진행돼 왔다. 2015년 이후 누적 1600건 이상이 분석됐지만, 청소년 영역은 별도 체계가 없어 학교·가정·또래 관계 등 복합 요인을 반영한 분석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협약으로 조사 대상이 청소년까지 확대되면서, 학교 생활과 또래 관계, 온라인 활동 등 연령 특성을 반영한 분석 체계가 구축된다. 정부는 올해 조사 도구와 매뉴얼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심리부검 수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처 간 역할도 구체적으로 나뉜다. 보건복지부는 전체 사업을 총괄하며 면담 도구 개발과 실제 조사 수행을 맡는다. 교육부는 학생 관련 자료를 수집·제공하고 교사와 상담 인력의 참여를 지원한다.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 데이터를 확보하고 사례 발굴에 협력한다. 경찰청은 사건 발생 시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유족 정보 등을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심리부검을 기반으로 자살률을 낮춘 사례가 있다. 핀란드는 자살 사례 전수 분석을 통해 정책을 재설계한 이후 자살률을 절반 이상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의 정서와 환경을 면밀히 살펴 위기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련 자료 제공과 현장 협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형훈 차관은 “청소년 자살은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라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예방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민경 장관은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함한 지원 체계를 강화해 사각지대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유재성은 “사건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재발 방지의 출발점”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적극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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