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급여 신청 60일 넘겼어도 받을 수 있다…권익위 “불가피한 사유 심의해야”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10-21 14:34:25
보호자 책임 없는 서류 정정 기간 고려…기한 초과만으로 지급 배제해선 안 돼
부모급여 신청기한인 출생 후 60일을 넘겼더라도 보호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면 소급 지급 여부를 심의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해외에서 출산한 뒤 출생서류의 잘못된 기재 내용을 바로잡느라 신청이 늦어진 사례에 대해 단순히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지급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해외 출생서류 오류로 부모급여를 제때 신청하지 못한 민원인의 고충을 조사한 결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아동복지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소급 지급 심의 절차를 진행하도록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민원인 A씨는 지난해 9월 해외에서 자녀를 출산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발급받은 출생 관련 서류에 아이의 성별이 잘못 기재되면서 국내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A씨는 현지 관계기관에 즉시 정정을 요청했지만, 수정된 서류를 발급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후 국내 출생신고를 진행했으나 부모급여 신청기한을 넘겨 출생월부터의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A씨는 서류 오류가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고 정정 절차에 걸린 시간도 임의로 줄일 수 없었다며 국민권익위에 소급 지급을 요청하는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현행 아동수당법에 따르면 부모급여는 2세 미만 아동에게 지급하는 급여로, 출생일을 포함해 60일 이내에 신청하면 출생한 달부터 소급해 받을 수 있다.
다만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신청하지 못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시·군·구청장이 아동복지심의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불가피한 사유가 지속된 기간을 60일의 신청기한 계산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사례가 이러한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출생서류의 성별 오기는 A씨의 책임으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며, 현지 기관의 서류 정정에 소요된 시간도 신청인이 통제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A씨가 오류를 확인한 뒤 곧바로 정정을 요청하고, 정상적인 서류를 확보하자 국내 출생신고를 진행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도 확인했다.
부모급여 제도의 목적 역시 판단 근거가 됐다. 부모급여는 아동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성장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보호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신청이 늦어졌다면 그 사정을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해당 지자체가 아동복지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서류 정정에 걸린 기간과 신청 지연 사유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도록 의견을 표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부모급여의 소급 지급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지급 가능성을 심의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실제 소급 지급 여부는 관련 절차를 거쳐 판단하게 된다.
이번 사례는 신청기한을 넘겼더라도 보호자의 귀책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법령상 예외 규정의 적용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모든 기한 초과 신청에 소급 지급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지연 사유와 구체적인 경위에 대한 심의가 필요하다.
민성심 국민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부모급여는 아동의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인 만큼 보호자의 책임으로 보기 어려운 사정으로 신청이 늦어진 경우에는 그 사유를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이 복지 혜택에서 불합리하게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고충 해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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