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했다고 스스로 신고하면 선처”…정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제 전국 시행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05-15 10:42:41
경찰·교육부·금융당국 등 6개 부처 공동 대응
중독 치유부터 불법사금융 피해구제까지 통합 지원
청소년 사이버도박 문제가 중독과 불법사금융, 절도·사기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전국 단위 자진신고 제도를 도입한다. 단속과 처벌 중심 대응을 넘어 예방과 상담, 치유·재활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청과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6개 기관은 14일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청소년 사이버도박 문제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오는 5월 18일부터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청소년 도박 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 대출이나 사기·절도 등 추가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경찰청 특별단속 결과 청소년 사이버도박 단속 인원은 1차 특별단속 당시 4715명에서 2차 특별단속에서는 7153명으로 늘어났다.
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서는 청소년의 12.7%가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사채 등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부처별로 분산돼 있던 청소년 도박 예방·대응 정책을 통합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신고 접수에 그치지 않고 중독 치유와 상담, 일상 복귀, 불법사금융 피해구제까지 연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한 자진신고 접수와 학교전담경찰관 상담, 선도 중심 사건 처리를 맡는다. 교육부는 학생·학부모 대상 도박 예방교육과 자진신고 제도 홍보를 담당한다.
성평등가족부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연계와 상담을 지원하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초기 면담과 도박중독 선별검사,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 운영 등 사후관리를 맡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불법채무·불법추심 신고 상담과 함께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 시스템’을 통해 피해구제 절차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자진신고 제도의 효과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전과 세종, 경기남·북, 경남, 충북, 제주, 경북 등 8개 시도경찰청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총 512명의 청소년을 발굴해 전원을 도박 치유 프로그램과 연계했다.
그 결과 3개월 내 재도박률은 0.8%(4명)에 그쳤다. 현장 경찰관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상담 전문가들도 자진신고 제도가 도박 치유와 예방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청소년 도박 문제를 단속과 처벌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처럼 도박을 인식하는 청소년들에게 조기 개입과 전문 상담·치유가 더 실효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자진신고 제도는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운영된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 본인 또는 보호자가 신고할 수 있으며 모든 접수는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해 진행된다.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 치유 전문상담사가 초기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전문 치유기관으로 연계한다.
경찰은 자진신고 청소년의 도박 금액과 반성 정도, 치유 과정 등을 종합 검토해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최대한 선처할 방침이다.
또 경찰 처분 이후에도 학교전담경찰관과 전문상담사가 지속적으로 사후 상담과 관리를 지원한다.
특히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은 청소년은 전국 8개 권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해 피해구제를 지원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불법사금융 이용 사실이 확인될 경우 피해지원 체계로 즉시 연결하는 매뉴얼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청소년 대상 대리입금 피해 예방 안내도 강화한다. 연이자율 60%가 넘는 대리입금의 경우 이자뿐 아니라 원금과 수고비까지 모두 무효이며 갚을 의무가 없다는 점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관계 부처는 온라인 가정통신문과 리플릿 등 홍보물을 활용해 학부모와 청소년 대상 예방 홍보도 병행하기로 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도박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진신고 제도 전국 확대를 통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을 도박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국가적 책무”라며 “학교 중심 예방교육과 자진신고 제도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가정의 보호가 어려운 청소년들이 도박 위험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차별 없이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최병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은 “청소년 보호를 가장 시급한 국가 과제로 보고 있다”며 “도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심리상담과 치유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 자금 문제로 불법사금융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 예방과 구제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청소년 맞춤형 금융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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