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학대 신고 6608건 역대 최다…재학대 238건, 5년 새 4.9배 증가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 2026-10-30 07:40:51

복지부, '2025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 발표…신고 9.6%·학대의심사례 11.3% 증가
학대 판정 1505건 중 발달장애인 76.2%…가해자는 지인·부모·복지시설 종사자 순
피해자 직접 신고 806건으로 31.7% 증가…신고의무 위반 과태료 상한 1000만원으로 상향

 

 

 




장애인학대 신고가 지난해 6600건을 넘어서며 201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학대로 판정된 사례도 증가한 가운데 한 번 학대를 당한 장애인이 다시 피해를 본 재학대 사례는 5년 새 약 4.9배로 늘었다. 특히 학대 피해자 4명 중 3명 이상이 발달장애인으로 나타나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사후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를 30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장애인학대 관련 신고는 6608건으로 전년 6031건보다 9.6% 증가했다. 2018년 3658건과 비교하면 80.6% 늘어난 수치다.

전체 신고 가운데 실제 학대가 의심돼 조사 대상으로 분류된 사례는 3375건으로 51.1%를 차지했다. 전년 3033건보다 11.3% 증가했으며, 나머지 3233건은 장애인 차별이나 복지 상담, 개인 간 분쟁 등 일반사례로 분류됐다.

학대의심사례 중 신고의무자가 신고한 건수는 895건(26.5%)이었다. 반면 신고의무자가 아닌 사람의 신고는 2480건(73.5%)으로 약 2.8배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2.3%, 10.9%였다.

특히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신고한 사례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본인 신고는 806건으로 전체 학대의심사례의 23.9%를 차지했다. 2023년 530건, 2024년 612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3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적장애인의 직접 신고는 493건으로 전년 322건보다 53.1% 늘었다. 장애인 당사자의 신고가 증가하면서 신고 접근성과 피해자 대상 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학대의심사례 3375건 가운데 3313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 조사 실시율은 98.2%였다. 조사 횟수는 총 7520회로 전년보다 9.7% 증가했다.

조사 결과 장애인학대로 최종 판정된 사례는 1505건으로 전체 의심사례의 44.6%였다. 전년 1449건보다 56건(3.9%) 증가했다. 학대가 아닌 것으로 판정된 사례는 1420건(42.1%), 잠재위험사례는 309건(9.2%)이었다.

학대 피해자의 장애 유형을 보면 지적장애인이 1055건(70.1%)으로 가장 많았다. 자폐성장애인 92건(6.1%)을 합하면 발달장애인 피해가 전체의 76.2%에 달했다.

지적장애 피해자는 여성 601건, 남성 454건으로 여성 비중이 높았다. 반면 자폐성장애 피해자는 남성 76건, 여성 16건으로 남성이 많았다.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 813건(54.0%), 남성 692건(46.0%)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70건(24.6%)으로 가장 많았고, 17세 이하 299건(19.9%), 30대 256건(17.0%), 40대 225건(15.0%) 순이었다. 30대 이하 피해자는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

학대행위자는 피해자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322건(21.4%)으로 가장 많았다. 아버지 177건과 어머니 116건을 합한 부모에 의한 학대는 293건(19.5%)이었으며,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는 203건(13.5%)이었다.

가족과 친인척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579건(38.5%)에 달했다. 학대행위자의 성별은 남성이 1064건(70.7%), 여성이 441건(29.3%)으로 집계됐다.

학대가 발생한 장소는 피해장애인의 거주지가 717건(47.6%)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장애인복지시설은 193건(12.8%)이었으며, 이 가운데 장애인거주시설이 112건(7.4%)이었다. 학대행위자 거주지에서도 96건(6.4%)이 발생했다.

학대 유형은 한 사건에서 여러 유형이 발생한 경우를 각각 집계한 결과 신체적 학대가 668건(34.4%)으로 가장 많았다. 정서적 학대 521건(26.8%), 경제적 착취 394건(20.3%), 성적 학대 233건(12.0%) 순이었다.

두 가지 이상의 학대를 동시에 경험한 중복학대는 372건으로 전체 학대 판정사례의 24.7%를 차지했다.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일을 시키는 등 노동력을 착취한 사례도 81건으로 전년보다 9.5% 늘었다. 노동력 착취 피해자의 75.3%인 61건은 지적장애인이었다.

재학대 증가세도 뚜렷했다. 지난해 재학대 사례는 238건으로 전체 학대 판정사례의 15.8%였다. 전년 189건보다 49건 증가했고, 2020년 49건과 비교하면 약 4.9배로 늘었다.

재학대 피해자의 88.2%인 210건은 발달장애인이었다. 거의 매일 학대가 발생한 사례 중 48.5%는 피해가 3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피해자 지원 실적은 감소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지난해 학대 판정사례 1505건에 제공한 상담과 지원은 총 1만5274회로 전년 1만6514회보다 7.5% 줄었다.

지난해 새로 접수된 학대의심사례와 이전부터 지원 중인 사례를 합하면 지원 대상은 총 4571건으로 전년보다 12.1%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상담·지원 횟수는 3만3708회로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고와 조사 대상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지원 횟수 증가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피해자 보호와 회복을 담당하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확인됐다.

정부는 신고의무자의 책임도 강화한다. 지난 8월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직무상 장애인학대나 장애인 대상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신고의무자에게 부과하는 과태료 상한이 기존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아진다. 개정 법률은 2027년 2월 12일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마련한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예방 및 인권 강화 종합대책'에 따라 연 2회 합동점검과 중점관리시설 특별관리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대응 역량을 높이는 한편, 인권지킴이단의 독립성과 시설의 소규모화·전문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협력해 학대 피해 장애인 중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는 장애인 근로자 학대 의심사례를 신속히 발견해 보호·회복 지원으로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장애인학대는 조기 발견과 신고가 중요하고, 피해 이후에는 회복과 재학대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장의 대응 역량을 높이고 피해장애인 보호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지원체계를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학대는 전국 공통 신고전화 1644-8295를 통해 신고할 수 있으며, 문자와 카카오톡 신고도 가능하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2026년 9월 기준 중앙기관 1곳과 지역기관 19곳 등 전국 20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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